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8홀드.
키움은 30일 잠실 LG전서 김상수, 한현희, 조상우가 홀드를 따낸 끝에 4-2로 이겼다. 시즌 68홀드로 SK(65홀드)를 제치고 팀 홀드 단독 1위에 올랐다. 과거 넥센 시절 변변한 불펜이 없어 고생했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홀드가 많은 팀이 꼭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아니다. 홀드는 설령 팀이 져도 경기 후반 마운드에서 내려온 투수에게 세이브 요건이 성립되고, 그 이닝에서 후속 투수의 블론세이브가 나오지 않는다면 무조건 주어진다. 키움 불펜투수들 역시 패배한 경기서 따낸 홀드도 있었다.
그런데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며 필승계투조를 모조리 투입하고도 뼈 아픈 역전패를 하지 않는 팀이 있을까. 결국 키움의 68홀드는 불펜투수들이 팀 승리의 징검다리를 착실히 놓은 증거라고 봐야 한다.
68홀드가 더욱 의미 있는 건 홀드를 따낸 선수들의 분포도가 비교적 넓다는 점이다. 물론 30홀드의 김상수, 20홀드의 한현희가 사실상 팀 홀드를 책임진다. 그러나 조상우, 김성민, 윤영삼, 오주원, 이보근이 3개, 김동준이 2개, 이영준이 1개를 따냈다. 최근 2군에 내려간 이보근을 제외하면 모두 불펜 주축으로 뛰는 투수들이다.
장정석 감독은 작년에도 종종 필승계투조 구성을 바꿔보며 시행착오를 했다. 그 결과 올 시즌에는 사실상 필승조와 추격조 구분 없는 불펜 운용을 한다. 물론 핵심은 김상수와 한현희다. 그러나 오주원 대신 셋업맨으로 돌아선 조상우, 올 시즌 기량을 끌어올린 윤영삼, 김동준, 이영준 등도 언제든 박빙 상황서 홀드를 따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장 감독의 믿음은 확고하다.
오랫동안 이들을 지켜본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의 세심한 관리, 절대 개개인에게 높은 피로도를 안기지 않는 장 감독의 체계적인 운용이 맞물려 예년과 달리 두꺼운 불펜을 만들었다. 물론 새 공인구에 다소 천천히 적응한 뒤 페이스를 끌어올린 김상수, 안경을 끼고 특급불펜으로 변신한 한현희의 노력도 박수 받아야 한다.
그래도 시즌 초반 제이크 브리검이 부상으로 몇 차례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졌을 때, 에릭 요키시가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을 때, 그리고 최원태, 이승호, 안우진이 잔부상과 기복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지금까지. 선발진이 여전히 불완전하다. 두꺼운 불펜이 선발진의 약점을 적절히 메워왔기 때문에 키움이 2위를 달린다.
김상수는 시즌 30홀드로 선두를 질주한다. 40홀드와 홀드왕에 도전한다. 한현희는 20홀드로 개인통산 100홀드를 돌파했다. 오주원의 마무리 변신만 주목 받을 게 아니다. 기존 불펜 투수들의 업그레이드, 매끄러운 계투 끝에 주어지는 홀드도 인정 받아야 한다. 키움의 팀 홀드 1위는 2위 다툼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다.
[김상수(위), 한현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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