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안양의 역사 바로 세우기 움직임
안양시의 최근 문화 관련 행보 중 눈에 띄는 것이 안양시민의 노래 공모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17일 ‘안양시민의 노래’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안양시민의 노래가 친일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안양시민의 노래는 안양 출신 김대규 시인이 쓴 노랫말에 작곡가 김동진이 곡을 붙여 시로 승격되던 해인 지난 1974년 5월 7일 제작됐다. 하지만 작곡자 김동진이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정리한 친일 인명사전 음악 부문에 친일작곡가로 이름이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빚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해 3.1 운동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안양시민의 노래를 다시 만들기로 하고 시민에게 의견을 물었다. 지난해 10월 여론조사에서도 노래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 그리고 개정방법 역시 시민공모를 통해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67.7%나 나왔다.
이를 토대로 <안양시민의 노래> 공모 계획을 수립, 다음 달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작품을 받는다. 전문가들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확정예정이고, 안양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시상식을 한다.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고 밝으면서도 활기찬 곡이 <안양시민의 노래>로 선정될 게 분명하다. 이렇게 시민에 의해 시민을 위한 시민의 노래는 생명력이 길고 강인하다.
오늘 축제 칼럼을 <안양시민의 노래> 공모 이야기를 꺼낸 건 안양 축제도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안양시민의 노래> 공모의 목적은 안양시민의 응집력을 고취하고 안양의 풍요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안양시가 개최하고 있는 축제 점검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2019 안양시민축제 ‘스마트 투게더’
매년 10월 민간주도로 개최된 안양시민 축제는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참여하는 안양의 큰 잔치다. 지난해 10월 20일 ~22일까지 열린 2019 안양시민 축제는 ‘새롭게, 다 함께, 즐겁게’라는 슬로건으로 성대히 펼쳐졌다. 지난해 안양시민 축제 타이틀은 ‘스마트 투게더’였다. 어떤 취지로 타이틀을 달았는지 감은 오지만 딱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두리뭉실한 타이틀이라 조금은 아쉽다.
지난해 안양시민 축제의 면면을 살펴보니 규모도 컸고, 시민 참여도도 나름 높았다. 평천 중앙공원에는 메인무대를 비롯한 댄스마당, 풍물마당, 공연마당, 어울마당 등 다섯 개 마당이 마련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었다. 다양한 공연과 부대행사가 중앙공원에서 펼쳐졌고, 안양시가 자매 결연을 맺은 시.군의 전국 팔도 특산품을 선보였다. 관내 특산품 매장과 다양한 먹거리 코너가 마련되어 볼거리도 풍성했고, 놀 거리도 많아 신명을 돋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생활에 유용한 살 거리가 더해져 안양의 큰 잔치답다는 생각을 했다.
가수 초대 효과는 크지만
축제장을 평촌중앙공원·병목안시민공원 등으로 분산해 안양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를 내도록 한 점도 좋았다고 본다. 다양한 장소에서 3일 내내 김종국·송가인·조영남·현숙·박상철 등의 유명가수들이 번갈아 출연해 관람객 호응도를 크게 높인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축제 현장을 닳아 오르게 만드는 데는 가수가 최고다. 관람객과 직접 호흡하면서 무대를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 안양시민축제도 유명가수를 대거 초청해 기대하는 효과를 충분히 거뒀으리라고 본다.
문제는 안양시 잔치가 <안양시민축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안양시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응집되어있는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서울특별시 위성도시로만 기억하고 있다. 안양시가 더 풍요로운 미래, 가치 충만한 도시를 만들어가려면 안양시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 문화적 자원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지금의 축제와 접목,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올해 안양시민의 노래를 개정하듯이 말이다.
미래 이익이 무한한 안양시
경기도 안양시는 역사 문화적 자산과 경제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도시다. 안양의 역사 문화적 자산 구축은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경제적 기반 역시 ‘교통 요충지 안양’, ‘서울특별시 위성도시 안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져져 안양시민들은 큰 자부심을 느낀다.
최대호 안양 시장은 ‘자연과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스마트한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시민이 행복한 도시 완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양시가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행복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희망한다. 사실 안양시민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시민 화합과 소통에는 큰 효과를 보겠지만 축제의 효과는 여기까지라고 본다.
그런데 만약 안양시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 문화적 자산을 지역축제에 끌어들인다면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지역축제 총감독을 수십 차례 역임한 김종원 시선에서 본다면 안양시도 역사문화축제를 성공시키기에 충분한 지리적 위치에 있다고 본다. 안양시는 서울특별시 위성도시다. 지역 정체성과 대한민국 보편적 가치를 지닌 역사문화를 콘텐츠로 지역축제를 만든다면 수도권 관광객 흡입력이 기대 이상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양시 역사문화 축제의 보물창고
안양(安養)이라는 이름은 불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불교에서는 극락정토, 더 바랄 게 없는 평화롭고 복 받은 땅을 안양이라고 하는데 안양시가 이 이름을 갖게 된 뿌리는 고려 태조 왕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태조 왕건은 지금의 안양 땅에 안양사(安養寺)를 창건했다. 안양사에는 ‘안양사 칠층전탑’이 있었고, 왕가는 물론 당대 문화예술인들이 안양사에 들러 아름다운 풍경을 시와 노래로 표현했다. 고려 시대 문헌에는 안양을 칭송하는 글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런 옛글을 꺼내어 안양 축제의 콘텐츠로 삼는 것도 안양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를 하리라고 본다.
조성현 안양문화유산 해설사는 안양사에 깃들어 있는 역사적 가치를 안양시가 조명하지 않고 있는 점을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그의 기고문에는 “안양시민의 일원으로서 사극 ‘정도전’에서 사료를 토대로 태종 이방원이 아낀 사찰 ‘안양사(安養寺)’를 단 한 번도 조명하지 않은 점은 여간 아쉬운 대목이다. 개혁을 주도하며 ‘역성혁명’의 과업완성으로 조선건국의 기틀을 다졌던 삼봉 정도전(鄭道傳)과 때로는 동지(同志)로 또는 정적(政敵)으로 얽히며 �霞� 함께했던 구도 속에서 드라마 속 주요 등장인물들이 문헌 속 ‘안양사’에 속속 등장한다.”라는 대목이 나와 있다.
조선왕조 실록에도 태종 이방원이 안양사를 찾아 탕목(湯沐) 목욕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구체화해서 역사문화 축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안양시의 역량이라고 본다.
효의 상징 만안교
안양시 만안교는 효의 상징으로 불러도 좋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대왕의 효심이 만안교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은 1789년 사도세자의 능을 양주(楊洲)에서 화산(華山)으로 이장한 후, 매년 능을 참배하며 부친의 원혼을 위로했다고 전해진다. 원래 참배행렬은 궁궐을 떠나 노량진, 과천, 수원을 경유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길목에 사도세자의 처벌에 적극 참여한 김상로의 형(兄) 약로(若魯)의 묘가 있었다. 정조대왕은 이것이 불길하게 여겨졌고 또 불편했을 터. 참배 노선을 시흥 쪽으로 바꾸면서 안양천을 경유하게 되었고, 왕의 행차를 위해 다리를 놓았는데 바로 만안교다.
정조 대왕이 만안교를 지난 게 7번째 능행이다. 이 때부터 만안교를 이용했는데 처음에는 나무다리였다가 1795년 돌다리로 바뀌었다. 1795년(정조 19)에 당시 경기 관찰사 서유방이 왕명을 받들어 음력 7월에 건설을 시작해 3개월만에 공사를 마쳤다. 7개의 수문을 설치하고 그 위에 화강암 판석과 장대석(長臺石)을 깔아 축조했는데 다리 양식이 정교하여 조선 후기 대표적인 홍예석교로 평가받고 있다.
정조 19년(1795) 을묘 10월 4일 기록에 ‘석교의 홍예수문(虹霓水門)은 5칸으로, 길이가 100자이고 너비가 22자이고 높이가 15자이며, 좌우 선창(船艙)의 석축(石築)은 총 160자이다.’라고 나와 있다. 안양시청 홈페이지 안양4경 삼막천 만안교에는, ‘길이 31.2m, 너비 8m에 7개의 갑문을 설치하고 그 위에 화강암 판석과 장대석(長臺石)을 깔아 축조하였다.’라고 나와 있다.
만안교(萬安橋)의 만안이란 만민의 평안을 기원한다는 뜻이다.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여실히 드러난 소중한 문화유적이다. 정조대왕 행차로에 제대로 된 유적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만안교는 그 어떤 것으로 환원할 수 없는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역축제는 콘텐츠는 크게 지역특산물과 역사문화 두 가지로 집약된다. 안양시는 만안교 하나만으로도 내로라하는 축제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안양문화예술재단의 역량 기대
지난 2016년 출범한 안양문화예술재단은 문화예술을 통해 안양시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안양시민 삶의 수준을 높이고 미래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출범된 기관으로 박인옥 대표이사의 추진력을 디딤돌 삼아 현재 많은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각종 공연과 전시, 다양한 문화사업 추진, 문화예술 활동 참여기회 확대 등을 통해 '문화예술 중심 도시 안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양시민의 일상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는 만큼 안양시 축제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안양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최대호 안양시장과 박인옥 대표이사>가 손을 맞잡고 축제 전문가, 시민들과 함께 안양시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역사문화 축제를 만든다면 안양시의 새로운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김종원의 팔도축제 TV(유튜브방송)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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