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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축구선수 이동국이 은퇴에 대한 소회와 함께 5남매의 근황을 전했다.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선 현역 최고령 축구선수 이동국 편이 공개됐다.
2005년 7년 열애 끝에 동갑내기 아내와 결혼한 이동국은 어느새 다섯 아이 아빠가 됐다. 이동국은 훈련이 없는 주말마다 왕복 다섯 시간의 거리를 달려 아이들을 보러 간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이동국의 다섯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랐다.
이동국은 "아이들이 이제 좀 커서 대화가 되고 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다"며 "항상 제 편이다. 축구를 하면서 경기력이 안 좋고 많은 비난을 받아도 집에 오면 아내와 자식들이 '괜찮다'고 해주니까 많이 힘이 된다"며 든든해했다.
전북FC 소속인 이동국은 불혹을 훌쩍 넘긴 42세의 '최고령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지난해까지 총 11시즌을 뛴 그는 총 7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명실상부 팀의 전설인 그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저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간다기 보다 은퇴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런 갈림길에 서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다른 팀과의 협상은 생각하지도 않았고 전북이라는 팀하고 대화를 통해 합의점일 찾게 됐다. 12월 말에 (재계약) 확정이 났다"는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인터뷰나 (방송을) 하게 되면 질문들이 '은퇴를 언제 할 것인가?' 자꾸 물어본다. 어떤 대답을 해야 되나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데 '언제 죽으실 거예요?' 라는 질문과 비슷한 것 같다"며 "제가 해보고 정말 경기력이 안 되면 그때 (은퇴를) 하는 거지 '벌써 죽을 날짜가 언제인지 계산할 필요가 없지 않냐'고 답한다. 아마 제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되고 뛰어봤을 때 힘이 부친다는 생각이 들면 저는 시즌 중에라도 축구화를 벗을 생각을 하고 있다. 항상 그런 생각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낸 30년. 늘 스포트라이트 한 가운데 있었다고 하지만 숨은 고통의 순간들이 많았다. 온 국민을 붉은 악마로 만든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호에 선발되지 못한 건 큰 충격이었다.
이동국은 "제가 축구하며 (축구인생에) 반전이 된 계기는 2002년 월드컵 전과 후다. 히딩크 감독님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 너무 고마운 분이다. 그 당시에는 정말 미웠고, 현실을 부정했고, 내가 없는 2002년 월드컵은 다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고, 온 나라가 2002년 월드컵에 환호 할 때 저 혼자 외면했던 기억이 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창피하다"고 했다.
당시 충격은 약이 됐다. 절치부심해 다음 월드컵에 질주했다. 주전 공격수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2006년. 독일 월드컵 개막 직전 십자인대 파열로 또 다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이동국은 꿈의 무대인 월드컵 무대에서만큼은 비운의 스트라이커였다. 수많은 슬럼프와 시련은 그를 더욱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동국은 "좌절했던 순간이었다기 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나를 발견한 순간이다. 내가 만약 저 다리로 월드컵을 뛰고 있다고 하면 십자인대 부상이 6개월이면 복귀할 수 있었을 텐데 더 큰 부상을 당해서 '1년짜리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 하고 긍정적으로 바뀌더라. 매사에 진짜 최악의 불행한 그런 상황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둘째 딸 재아는 일곱 살 때 테니스를 시작해 지금은 테니스 유망주로 등극했다. 재아는 "닮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빠처럼 포기를 안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축구를 했으면 당연히 힘든 것도 많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한 두 번 든 게 아닐 거 같은데, 계속 가족을 위해 뛰는 걸 보면서 저도 커서 꼭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동국은 "마지막 추가시간에 차 막힌다고 먼저 나가는 팬들이 많다"며 "이동국이 들어가면 마지막 휘슬 소리가 들릴 때까지 기대되는 선수, 기회가 오면 한방 찬스를 놓치지 않는 선수라 끝날 때까지 못 나가는 그런 선수로 기억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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