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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소윙 바운더리스’(SWBD) 하동호 디자이너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인기를 얻기 전에 협업 작업을 했다. 2014년 타이틀곡 '상남자'가 수록된 '스쿨 러브 어페어(Skool Luv Affair)'의 앨범자켓 교복의상 파트 디자인과 제작에 참여했다.
“SWBD와 방탄소년단 앨범의 콘셉트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세계적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을 보면 제가 너무 뿌듯해요.”
바닥부터 차근차근 밟고 올라온 실력파 디자이너
하동호 디자이너는 10대 시절 자동차를 동경했다. 대학도 자동차 관련 학과를 가려고 했다. 그러나 대구에서 원단 일을 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섬유디자인과에 들어갔다. 적성에 안 맞아 방황했다. 군대에서 돌아와보니 패션 디자인과와 통합됐다.
“작품을 만들어야 졸업을 할 수 있거든요. 교수님이 애착을 갖고 많이 가르쳐주셨죠. 3개월 동안 미친 듯이 옷을 만들었어요. 졸업작품으로 입선도 했고요. 그때부터 패션에 재미를 붙였죠.”
대학을 졸업한 뒤 동대문 시장에 들어가 3년간 일했다. 이어 길옴므, 강동준 등 주요 컬렉션의 서브 디자이너로 5년간 기초를 쌓았다. 8년간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젠더리스’ 콘셉트의 SWBD 론칭
2013년 ‘젠더리스’를 콘셉트로 내세운 SWBD를 론칭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대가 남녀 구분 없이 입는 옷이 콘셉트다. ‘넉넉한 핏’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편안하고 실용적인 실루엣을 추구했다. 패턴과 사이즈로 남녀의 구분을 없앴다.
독특한 원단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원단을 개발한다.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카본’을 이용해 옷을 만들기도 했다. 런던 컬렉션에서 호평을 받았다. 가공법을 개발해 옷 뿐만 아니라 가방과 신발도 만들었다.
‘사드’ 직격탄에 힘들어져
2017년 사업을 확장했다. 남산 자동차 극장을 빌려 쇼를 진행했다. 중국과 큰 계약을 앞둔 상황.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15분을 위해 2억원 넘게 투자했다. 쇼가 끝나고 3일 뒤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터졌다.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감당할 수 없더라고요. 직원이 10여명 있었는데, 다 나갔어요. 혼자서 8개월간 일했죠. 폐업하고 파산신고를 하려고 했죠.”
죽으라는 법은 없다
포기하려는 순간, 콜라보 제의가 들어왔다.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업체와 쉴 새 없이 콜라보를 진행했다.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새로운 디자인도 시도했다. 자연스럽게 SWBD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지금도 콜라보는 계속하고 있다. 버틸 수 있는 힘이다.
“죽으라는 법은 없더라고요. 주변에서 믿고 도와준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죠.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디자인 스튜디오 만들고 싶어
그는 굳이 패션만 고집하지 않는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게 꿈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도전을 장려하고 싶단다. 매칭만 잘 시켜줘도 재미있는 아이템을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패션 디자이너는 늘 꿈을 꾸는 사람이잖아요. 뜻이 맞는 후배,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일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SWBD]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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