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슈퍼소닉'이란 별명처럼 발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2007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으며 이후에도 착실히 도루를 추가하며 500도루를 넘어섰다. 통산 505도루. KBO리그에서 500도루를 넘긴 선수는 단 3명 뿐이다.
이대형이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KT 위즈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이대형은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결국 최근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13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은퇴 심경도 전했다. 그는 "은퇴식이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서면 하고싶다는 생각과 목표를 두고 해왔던 것이었다"라며 "하지만 그 자리까지 가지 못했고 은퇴식을 할 정도의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은퇴식에 대해서는 사양했다.
이어 이대형은 "선수 생활 동안 받아온 사랑이 크지만 조용히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생각을 그대로 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2003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한 뒤 2019년까지 17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뛴 이대형의 선수 생활을 사진과 함께 돌아본다.
(위 사진은 2007년 모습)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대형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때는 2005년이다. 그 해 37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오른 것. 하지만 당시에는 대주자 이미지가 강했다. 그럴만했다. 시즌 안타수(34개)보다 도루 숫자가 더 많았던 것. 실제로 37도루 중 자신이 출루해서 성공한 도루는 19개로 절반 뿐이었다.
2007시즌 들어 기존 이미지를 완벽히 떨쳐냈다. 타율 .308를 기록하며 단순히 발만 빠른 타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킨 것이다. 또한 53도루를 기록, 데뷔 첫 도루왕에 올랐다. 뿐만 아니다. '잘 치고, 잘 달린' 덕분에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세 개 중 하나도 그의 몫이 됐다.
2007년 이후 한동안 도루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2008년 첫 60도루 고지(63개)를 밟았으며 2009년 64개, 2010년 66개까지 매 시즌 개수를 늘려갔다. 당연히 모두 도루왕. 4시즌 동안 기록한 도루 숫자만 해도 246개다. KBO리그 역사에서 통산 246도루를 넘은 선수는 17명 뿐이다.
이대형의 통산 타율은 .278다. 통산 타율로 결코 나쁜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었다. 통산 출루율은 .337에 그쳐 리드오프로서 2% 아쉬운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김기태 감독과는 잘 맞지 않았다. 이대형은 은퇴 인터뷰에서 김기태 감독과의 불화는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궁합이 잘 맞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이대형은 김기태 감독이 LG에 부임한 2012년부터 입지가 줄어 들었다. 2009년 133경기, 2010년 130경기에 나선 이대형이지만 2012년 101경기, 2013년 102경기에 만족했다.
예전과 달리 붙박이 주전이 아닌 탓에 성적도 급전직하했다. 2012~2013년까지 2시즌간 그의 성적은 타율 .202 출루율 .277에 불과했다. 타수도 2012년 258타수, 2013년 177타수까지 매년 줄었다.
2013년 종료 후 FA가 된 그는 KIA로 이적했다. 그리고 이적 첫 해인 2014년 126경기에서 타율 .323 40타점 22도루 75득점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아래 사진은 KIA 이적 후 LG 원정 첫 경기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FA 계약기간이었으며 활약도 준수했지만 KIA에서의 생활은 한 시즌으로 끝났다. KIA에 2014시즌 종료 후 김기태 감독이 부임했고 그 해 열린 KT 위즈 특별지명 때 KIA는 그를 보호선수 20인 명단에 넣지 않았다.
KT가 이전 시즌 .323를 기록한 선수를 놓칠 리 없었다. 이대형 이적 당일 이대형은 물론이고 김기태 감독까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많은 말을 낳았다.
(위 사진은 KT 공식 데뷔전 모습) KT에서도 첫 두 시즌 동안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첫 해 140경기에서 타율 .302와 함께 44도루를 기록했다. 2010년 66도루 이후 첫 40도루 달성이었다. 2016년에는 타율을 .320까지 끌어 올렸다.
2017년에는 500도루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7월 13일 삼성 라이온즈전 7회 주루 플레이 도중 이를 이뤄낸 것. 전준호, 이종범에 이은 역대 3번째이자 최연소 500도루이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500도루 달성 뒤 당시 김진욱 감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모습)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대형 악재를 맞았다. 8월 6일 SK 와이번스전 도루 시도 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고 수술에 이은 재활로 인해 결국 2018년에는 단 1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18경기에서 타율 .143(14타수 2안타)에 머문 이대형은 결국 KT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이후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아쉬움 속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대형.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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