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55) 선임에 대해 말이 많다. 사령탑 선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체계성과 공정성이다. 일각에서 과정이 매끄러웠느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물론 모기업의 구단 사령탑 선임은 고유 권한이다.
강 감독은 명지대 감독을 거쳐 2008-2009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LG 사령탑을 역임했다. '니가 갱기(경기)를 망치고 있어', '성리(승리)할 때만 영웅이 나타나', '왜 완빵(무리한 외곽슛)을 노려?" 등 숱한 어록을 남겼다. 선수 관리 및 소통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LG를 세 시즌 모두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렸다. 그러나 세 시즌 모두 6강 플레이오프서 힘을 쓰지 못하고 물러났다. 플레이오프는 정규경기보다 벤치워크가 훨씬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강 감독의 '임팩트'가 돋보이지 않았다. 결국 강 감독은 9년간 야인으로 지냈다. 스포츠케이블방송사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KBL, WKBL, 대학에서 종종 신임감독 후보로 지목됐다. 최근에는 그마저 잠잠했다. 공백기가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오리온 감독으로 돌아왔다. 지난 7~8년간 코치로 추일승 전 감독을 보좌한 프랜차이즈 출신 김병철 코치가 당연히 지휘봉을 잡을 듯했다.
그러나 모기업의 재가를 받는 과정에서 강 감독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스포츠 구단들의 모기업은 아무래도 종목 고유의 전문성은 떨어진다. 때문에 최근에는 종목을 불문하고 권한을 구단 사무국에 넘기고 형식상 재가만 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오리온은 모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피력, 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오리온은 "강 감독의 경험이 풍부하고, 위기의 팀을 수습할 적임자라고 봤다. 김병철 코치는 좀 더 경험을 쌓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라고 했다.
이미 7~8년간 코치로 경험을 쌓은 김 코치에게 굳이 시간이 더 필요한지 의문이다. 다만, 강 감독을 다음 시즌 뚜껑도 열기 전에 비관적으로만 바라볼 수도 없다. 강 감독이 추 전 감독과 김 코치가 오래 맡아온 팀에 새로운 시각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일단 농구계는 전반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결국 강 감독은 성적으로 주위의 우려를 지워야 한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오리온은 지금도 나쁘지 않은 전력이다. 그러나 가드와 빅맨 보강이 필요하다. 특히 FA 장재석을 붙잡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FA 이대성이 가장 마침맞은 구단이다.
강 감독이 9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현대농구 트렌드에 적응할지도 변수다. 부쩍 늘어난 공격횟수와 업템포, 여전히 빅맨의 비중이 크지만 가드의 생산력이 중요해진 현실, 이 부분에 대처하는 수비전술 등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인지가 포인트다.
[오리온 강을준 신임감독의 LG 사령탑 시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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