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0경기 정도를 지켜보려고 한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확고한 철학이 있다. 공수에서 완성형 선수를 충분히 만들면서, 그들의 개성을 극대화하는 게 핵심이다. 선수가 개인사업자의 마인드로 자신이 가진 역량의 최대치를 표출하면, 그것을 토대로 팀을 구성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허 감독은 5일 KT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30경기 정도를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퍼즐을 맞추는 기간이다. 내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색깔을 내면 그것에 맞춰 야구를 하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했다.
즉, 시즌 초반 30경기를 통해 개개인의 장, 단점과 롯데 야구의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해 팀 전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구상해놓은 밑그림을 보완 및 수정하는 기간이다.
전체적인 1군 멤버구성은 작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각 파트별 구성 및 활용방법은 약간 바뀐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물음표는 많다. 포수, 마무리투수, 새 식구 안치홍과 새 외국인선수들의 연착륙, 3~5번 토종 선발투수, 3루수, 지명타자 로테이션 등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출발은 상당히 좋다. 7년만의 개막 5연승이다. 수비력이 안정적인 정보근이 주전포수를 꿰찼다. 키스톤콤비 딕슨 마차도와 안치홍은 공수에서 생산력이 좋다. 1루와 외야, 지명타자까지 소화한 정훈의 공헌도도 높다. 센터라인의 수비력과 중심타선에서 하위타선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강화됐다.
새 마무리 김원중은 세이브는 없지만, 마무리로 연착륙했다. 돌아온 노경은은 약간 불안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파트의 도움을 적절히 받고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자가 격리 중인 아드리안 심슨의 공백을 장원삼으로 메우려고 했지만, 비로 넘어가는 행운도 있었다. 장원삼은 12일 부산 두산전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개막 5연승은 허 감독의 구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팀이 잘 돌아간 결과다. 벤치의 믿음과 배려가 베테랑들의 실력 발휘로 이어졌고, 팀 케미스트리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강한 뒷심 발휘의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막 5연승만큼 중요한 건 허 감독이 언급한 '30경기 퍼즐'이다. 남은 25경기서 좋았던 흐름이 깨지거나 불의의 악재가 터질 수도 있다. 페넌트레이스는 늘 변수가 많다. 더구나 올해처럼 특수한 시즌은 말할 것도 없다.
허 감독은 향후 25경기를 통해 그 다음 114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초석을 닦는다. 특히 샘슨에 대한 플랜B와 토종 선발진, 필승계투조와 마무리는 여전히 검증이 더 필요하다. 타선도 흐름이 좋지 않을 때 누가 어떻게 풀어갈지를 봐야 한다. 롯데는 그동안 백업, 플랜B가 약점이었다. 개막 5연승의 좋은 흐름을 어떻게 최대한 오래 끌어갈지, 플랜B가 필요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포인트다. 허 감독의 리더십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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