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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이태원 일대 클럽 방문자들에게 지침 수용을 호소했다.
허지웅은 12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날 '허지웅쇼' 오프닝 멘트를 소개했다. 그는 "해당 기간 동안 클럽을 찾은 방문자 가운데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은 2천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이 이미 입을 모아 2차 웨이브를 예견했지만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는 건 사실이다. 문제가 된 클럽의 특성상 성소수자의 아웃팅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바이러스는 종교와 신념, 성정체성, 성별, 나이, 빈부의 차이를 가리지 않는다. 바이러스에게 인간은 숙주일 뿐, 저 모든 구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국 또한 개인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거나 아예 묻지 않겠다고 배려하고 있다"며 "숨으면 숨을수록 더 강력한 감시와 구분 짓기를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를 염려하는 태도를 잊지 말고 당국에서 안내하고 있는 사항에 해당되는 분들은 반드시 지침에 따라달라"라며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용인 66번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클럽이 성소수자들이 주로 찾는 클럽이란 사실이 알려진 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 시선 및 아웃팅(성적 지향, 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에 대한 염려가 커져 방역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하 허지웅 글 전문.
어제 추적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선별 진료소 앞에 사람들이 몰려 100미터가 넘는 줄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코로나 재확산 사태에 자발적으로 진료소를 찾은 것입니다. 좋은 일입니다.
해당 기간 동안 클럽을 찾은 방문자 가운데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은 2천명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미 입을 모아 2차 웨이브를 예견했지만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문제가 된 클럽의 특성상 성소수자의 아웃팅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종교와 신념, 성정체성, 성별, 나이, 빈부의 차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바이러스에게 인간은 숙주일 뿐, 저 모든 구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당국 또한 개인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거나 아예 묻지 않겠다고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감염자 확산 추이는 대부분이 무증상자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 공동체가 지난 몇 개월 동안 펼쳐왔던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숨으면 숨을수록 더 강력한 감시와 구분짓기를 피할 수 없습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를 염려하는 태도를 잊지 말고 당국에서 안내하고 있는 사항에 해당되는 분들은 반드시 지침에 따라주세요. 이 공동체가 내게 해준 게 뭐가 있는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동체라는 이름의 울타리는 그것이 무너졌을 때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무너지면, 돈으로 안전을 살 수 있는 일부를 제외한 모두의 삶은 증발합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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