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일단 포수는 3명으로 가려고 합니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테일러 모터가 16일 더블헤더 잠실 LG전을 앞두고 1군에서 빠졌다. 모터는 올 시즌 8경기서 27타수 3안타 타율 0.111 1홈런 3타점 3득점했다. 안정적인 수비력에 비해 타격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13일 고척 삼성전서는 수비마저 흔들렸다. 여기에 최근 입국, 자가격리 시설에 들어간 아내가 모터에게 불안함을 호소하는 등 이래저래 모터로선 심신이 편하지 않았다. 결국 손혁 감독은 재정비의 시간을 줬다.
키움은 최소 열흘간 외국인타자 없이 시즌을 치른다. 16일 임병욱의 햄스트링 부상 악재도 생겼다. 그래도 내, 외야 뎁스가 좋다. 당장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일단 3루수의 경우 전병우와 김주형이 맡는다.
손혁 감독은 "이럴 때 기회를 잡아서 올라오는 선수가 나온다"라고 기대했다. 전병우는 트레이드 후 타격 과정에서 임팩트 전 팔이 상체에서 일찍 떨어지는 약점을 고치기 위해 팔과 상체 사이에 공을 끼우고 타격연습을 했다. 자체 연습경기서 효과도 입증했다. 김주형 역시 고척 스프링캠프에부터 내부적으로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당분간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하위타선에 배치된다. 끝이 아니다. 애당초 모터의 3루 경쟁자로 분류된 김웅빈도 서서히 복귀를 준비한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삼두근을 다쳤고, 재활해왔다.
손 감독은 "기술훈련(타격)에 들어갔다. 수비는 아직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1군 복귀에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3루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자원이다. 이미 작년 포스트시즌서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밖에 16일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처럼 김하성을 3루수로 내세우는 방법도 있다. 김혜성이 유격수를 커버할 수 있다. 서건창이 2루수를 맡으면 박동원이나 이택근을 지명타자로 쓸 수 있다. 최근 팀 타격 자체가 침체됐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또 하나. 모터의 말소로 포수 주효상이 1군에 등록됐다. 그렇지 않아도 강한 포수진이 업그레이드됐다. 이미 키움은 박동원과 이지영이라는 주전급 포수 두 명을 보유했다. 이들은 철저히 선발투수들의 맞춤형으로 선발 출전한다.
주효상이 가세하면서, 박동원과 이지영을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손 감독은 "지영이나 동원이를 지명타자로 활용하면서 포수 세 명을 동시에 쓸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키움은 5번 타자가 고민이다. 손 감독은 장타력을 갖춘 박동원을 5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제까진 이지영이 선발 포수로 나온 날에 박동원을 5번으로 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백업 포수 주효상이 대기하면서, 박동원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기회가 좀 더 생겼다. 포수들의 체력 안배 및 공격력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손 감독은 "코치들과 상의했는데 다른 내야수들은 괜찮다고 하더라. (김)혜성이는 2루, 3루, 유격수가 다 된다"라고 했다. 모터가 빠지면서 기용 가능한 내야수가 한 명 줄어들었지만, 당분간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외국인선수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 역시 현 시점에서 모터의 교체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 일단 모터가 없어도 키움 야수진은 잘 돌아갈만한 조건이 갖춰졌다. 오히려 좀 더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모터가 1군에 돌아와서 KBO에 적응하고, 키움 야수진 운영의 톱니바퀴에 맞물려야 키움이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일단 최근 4연패 과정에서 드러난 극도의 타선 침체부터 벗어나야 한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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