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못 알려졌던 게 있다."
오리온이 강을준 감독을 선임하자 과거 LG 사령탑 시절 '작전시간 어록'이 회자됐다. "네가 갱기(경기)를 망치고 있어", "너희가 서타(스타)야?" "성리(승리) 했을 때 영웅이 나타나", "왜 완빵(무리한 외곽슛)을 노려?"
개개인의 튀는 플레이, 팀 농구를 지양하는 행동 등을 경계했다. 이런 의도를 짧은 작전시간에 함축해서 전달하려다 보니 강렬한 한 마디로 표출됐다. 그 한 마디가 강 감독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에 버무려져 임팩트가 배가됐다.
일각에선 강 감독이 선수 개개인의 기를 일방적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선수와 필요 이상의 기싸움을 했다는 지적이다. 강 감독은 이런 시선이 안타깝다. 최근 전화통화서 "잘못 알려졌던 게 있다"라고 했다.
그는 "감독은 팀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기가 해야 할 것을 똑바로 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했던 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짧은 작전시간에 기술적으로 세세하게 말하는 건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면 차분하고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단지 작전시간의 특성상 짧고 임팩트 있게 말하려다 보니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친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그러나 강 감독은 LG 시절 선수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에 능한 사령탑이었다.
강 감독은 "난 원래 선수 편에서 소통을 하는 사람이다. 격의 없는 장난이나 농담도 잘 친다"라고 했다. 작전시간의 모습만으로 자신의 모든 걸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강 감독 말대로 작전시간의 모습은 지도자가 보여주는 모습의 일부분이다.
감독을 작전시간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만으로 평가 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강 감독도 다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선수 선발, 전술전략,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받는 게 맞다. 강 감독은 현재 고양체육관을 오가며 다음시즌 구상에 한창이다.
오리온은 FA 최대어 이대성을 잡았다. 장재석을 놓치면서 골밑이 약화됐다. 그래도 수년간 괴롭혀온 가드 문제를 해결한 건 긍정적이다. 개성이 강한 이대성과의 케미스트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강 감독은 "다른 좋은 선수도 많은데"라고 했다.
기존 가드들도 나쁘지 않다는 게 강 감독 설명이다. 한호빈, 신인 전성환에 박재현, 김강선이 있다. 다음 시즌 도중에는 김진유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강 감독은 "대학 감독들 얘기를 들어보거나 전력분석팀 분석을 보면 잘 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단지 기회가 적었고, 슛이 좀 약했을 뿐이다. 훈련을 통해 굉장히 무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판을 짜겠다"라고 했다.
오리온은 이대성, 최진수, 허일영, 이승현으로 강력한 빅4를 구성했다. 그러나 최진수, 허일영, 이승현이 긴 시간을 동시에 뛰는 건 쉽지 않다. 특히 2번과 5번을 어떻게 꾸리느냐가 중요하다. 강 감독의 스타일이 드러날 지점이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국선수다. 강 감독은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계속 살펴보고 있다"라고 했다. 장재석의 공백은 외부 영입으로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그는 "구단에서 이승현의 백업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라고 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의 LG 사령탑 시절 작전지시 모습.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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