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SK 염경엽 감독은 19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2019시즌 막판 급추락을 돌아봤다. "프로는 결과다. 작년에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했다. 당시 SK는 타격 부진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끝내 해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페넌트레이스 종료일에 두산 베어스에 우승을 내줬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서 키움 히어로즈에 맥 없이 무너졌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2019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타격 프로세스를 재정비했다. 이진영, 박재상 타격코치를 배치했다. 그리고 공인구 반발계수 저하에 적응하기 위해 다른 팀들처럼 타자들의 타격포인트를 조금씩 앞당겼다.
그러나 타격 매커니즘은 모든 타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개개인의 특성과 루틴, 장, 단점은 모두 다르다. 세부적으로 적용해야 할 부분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일단 시즌 초반만 보면, 부작용은 있는 듯하다.
10연패. 17일 인천 NC전과 19일 고척 키움전 타격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었다. 마운드, 수비의 문제점들도 섞여 있었다. 다만, 올 시즌 초반 추락의 결정적 원인이 타격인 건 부정할 수 없다. 수치가 말해준다. 팀 타율 0.226, 팀 득점권 타율 0.213으로 나란히 최하위.
염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실패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시즌 전부터 준비했던 과정들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다. 충분히 분석했고, 고민했다. 훈련 방법도 새롭게 만들었다. 해결책은 준비한 부분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했다고 해서 또 새로운 걸 하면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작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 지금은 부작용일 뿐, 방향성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확신이다. 물론 그 방향성을 세밀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단, 염 감독은 현 시점에서 눈 앞의 안타 1개, 1승을 위해 장기적인 방향성을 흔드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
염 감독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조금 안 될 때마다 바꿔서 성공하는 조직을 보지 못했다. 자신만의 것(타격 매커니즘과 방향성)을 지키면서 가야 한다. 우리의 목표, 계획을 꾸준히 실천할 것이다. 그걸 기다려주는 게 감독이 할 일이다"라고 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은 "하루아침에 고치면 다 성공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야구를 하려면 방망이가 터져야 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공유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꾸준히 하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생각은 없다"라고 했다.
10연패다. 20일 고척 키움전마저 내주면 구단 최다연패 타이기록을 세운다. 그래도 시즌 초반이다. 반등의 기회는 온다. 염 감독은 "한 경기 결과에 치우치면 안 된다. 선수들이 급해지는 이유는 결과 때문이다. 안타 하나 치려고 덤비는 게 팀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안타 하나보다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과정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 결과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잘 버티면 좋겠다"라고 했다.
물론 염 감독도 뜻하지 않은 장기연패에 초조한 기색이 보인다. 그러나 부상자 핑계, 불운의 핑계를 대지 않았다. 새로운 타격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믿고 가려고 한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확실하게 평가 받는다. 아직 시즌의 10% 지점이다.
[SK 염경엽 감독과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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