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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EBS(사장 김명중)가 오는 30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화제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빨강머리 앤'(원제 Anne With an E)을 방송한다고 26일 발표했다.
2017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빨강머리 앤'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우며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한 고아 소녀의 이야기다.
열세 살이 된 앤은 고아원과 입양된 가정에서 불행하고 학대 받는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밝고 바른 심성과 긍정적인 태도, 풍부한 상상력을 잃지 않았다. 착오로 인해 나이 든 미혼 남매, 마릴라와 매튜 커스버트의 집에 오게 된 앤은 남다른 말솜씨와 영리함, 넘치는 상상력을 발휘하며 마릴라와 매튜는 물론 애번리 마을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19세기 말, 캐나다 동부 해안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배경으로 하는 '빨강머리 앤'은 목가적인 아름다움이 넘치는 섬의 풍광을 자주 보여준다. 앤이 극찬해 마지않는 아름다운 자연과 달리, 겉으론 품위 있고 교양 있는 척 행동하는 사람들은 앤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데 존경 받는 직업을 가진 목사와 교사까지도 고아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드러내곤 한다. 당시 사회는 고아는 물론이고 여성이나 원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했는데 앤과 등장인물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사회상을 보여준다.
주인공 앤 셜리 역할을 100% 사랑스럽게 그려내 전 세계 팬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에이미베스 맥널티(Amybeth McNulty)는 무려 1800:1의 경쟁률을 뚫고 빨강머리 앤에 발탁됐다. 책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모두가 상상했던 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으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많은 대사와 감성이 풍부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냈다. 에이미베스 맥널티는 2001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화와 TV드라마에서 활동했고 공개 오디션에서 앤으로 캐스팅된 후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했다. 'Anne with an E'로 2019년 Canadian Screen Awards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과 캐나다 TV 및 라디오 아티스트 협회(ACTRA)가 주최하는 Toronto Awards에서 Outstanding Performance상을 수상했다.
에이미베스 맥널티는 우리가 마음속으로 그렸던 앤이 살아난 게 아닌가 하는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외모에서 앤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지만 실제론 빨강머리가 아닌 금발이라고 한다. 극 중에서 나이를 물어보면 앤은 13세라고 하지만 원작에선 11세, 앤을 연기했을 때 에이미베스 맥널티의 나이는 15세였다.
처음부터 앤에게 한결 같은 사랑을 주는 매튜 역의 R. H. 톰슨(R. H. Thomson), 앤의 영혼의 단짝, 다이애나 역의 달릴라 베라(Dalila Bela), 학교와 교우 관계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는 길버트 역의 루카스 제이드 주만(Lucas Jade Zumann)의 연기는 물론이고 마릴라 역의 제럴딘 제임스(Geraldine James)가 특히 인상적이다. 앤을 입양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인 후 마릴라는 앤을 이해하고 불행한 앤의 과거를 연민으로 감싸면서 차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혼에 나이도 많지만 뒤늦게 맡게 된 엄마의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마릴라는 가장 변화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다. 예상치 못한 앤의 행동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기막혀 하는 모습이 재미를 준다.
앤을 둘러싼 사건 사고와 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눈물이 흐르고 한없이 연민에 빠지게 된다. 한편으로 밝고 수다스럽고 과장된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기도 한다. 늘 긍정적인 태도로 편견에 맞서 싸우고 끝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내는 앤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감동적이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 빨강머리 앤의 각 에피소드 제목은 영국의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소설에서 발췌한 것이다. 시즌1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1847), 시즌2는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1871), 시즌3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에서 인용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EBS 1TV에서 방송된다.
[사진 = E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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