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의 영화 되길"…'침입자' 송지효x김무열, 코로나19 잡을 서늘한 가족 스릴러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침입자'가 극장가에 기분 좋은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 언론시사회가 열려 손원평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지효, 김무열 등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개봉을 연기한 뒤 오는 6월 4일로 최종 공개일을 확정한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소설 '아몬드'로 25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 손원평이 직접 쓰고 연출한 장편 데뷔작이다.

낯선 가족의 등장으로 편안해야 할 일상이 한순간에 비틀리며 불완전한 공간으로 변모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특히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족'이라는 집단으로부터 의심의 대상이 되고, 공포를 안기는 존재가 되는 지점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날 손원평 감독은 "영화를 기획한지는 8년 정도 됐다. 오랜 시간과 변주를 거쳐 지금에 오게 됐다. 제가 소설 '아몬드'를 쓸 때, 출산 당시였는데 그 때 들었던 걸 바탕으로 썼다. 과연 낯선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같은 주제를 스릴러 영화로 표현해보고 싶었고 시작은 '낯선 사람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부터 이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들이 역방향으로 변해가는 구조를 취했다. 평범했던 인물이 이상해지고, 우위에 있던 인물이 약해지고, 약해보였던 인물이 강해진다. 단순히 단선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지는 않았다. 또 서진 캐릭터 자체가 트라우마도 많고, 신경증도 앓고 있는 인물이라 관객 분들도 자기 자신도 의심해보는 재미를 얻길 바랐다. 어느 순간 서진이란 사람의 강박이 아닐까 싶은 걸 목표로 해서 연출했다"고 밝혔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으로 대중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는 송지효는 25년 만에 돌아와 집안의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동생 유진으로 분했다. 유진은 실종된 이후 25년만에 집에 돌아왔지만 그녀를 낯설어하고 의심하는 오빠 서진으로 인해 감춰왔던 비밀을 조금씩 드러내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송지효는 캐릭터가 가진 이중적인 면모를 어색함 없이 소화하며 한층 더 연기적으로 전진한 면모를 보였지만 오히려 “제가 욕심이 났던 시나리오고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고 나니 많이 후회가 된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제 연기보다 (김)무열 씨의 연기가 너무 멋있어서 깜짝 놀랐다. 제가 조금 더 잘했었으면, 더 대립 관계가 됐을 거 같아서 아쉬운 게 많이 보인다. 하지만 제가 해오지 않았던 캐릭터고 느낌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전했다.

17년 만의 스릴러 도전에 대해선 "'여고괴담', '썸' 모두 스릴러다. 그 땐 주도적인 인물이기도 하고, 주도를 당한 인물이기도 했지만 17년 후의 저에게 온 스릴러는 느낌이 달랐다. 무게감이나 캐릭터의 생명력을 더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남달랐던 의지를 밝혔다.

스릴러, 코믹 다 되는 만능 엔터테이너 김무열은 동생 유진(송지효)을 의심하며 정체를 파헤치는 오빠 서진을 연기,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액션까지 몸 사리지 않으며 극을 주도적으로 이끈다.

김무열은 "굉장히 신경질적인 인물이라 다이어트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저희 제작진이 세트장에다가 농구 코트를 설치해줬다. 그래서 학생 때처럼 계속 농구를 즐겼다. 덕분에 다이어트가 잘 됐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신경증에 시달리는 캐릭터이니 공부가 필요했다. 환자들의 증상과 그 분들이 어떻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캐릭터 직업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제가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호흡이 긴 소설을 집필하시다 보니 디테일을 잡아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침입자'는 코로나19로 신작 개봉이 없던 극장가에 새로운 출발점을 끊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송지효는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하면서 불타고 있다. 대중문화가 많이 침체돼있다. 기분이 다운돼있을 때, 저희 영화가 좋은 재미가 되길 바란다. 저도 아까 영화를 보는데 굉장히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 느낌이다. 제일 중요한 건 안전이지만 오랜만에 극장에서 문화를 즐기고, 생활에 활력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원평 감독은 "코로나19로 극장이 오래 쉬었고, 관객에게 처음 다시 선보이는 상업영화가 됐다. 감독으로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조마조마한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이어서 개봉할 영화들을 위해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좋겠다. 관객들도 극장이라는 환상의 공간에 못 오신지 너무 오래 되셨을 텐데, 저희 영화를 시작으로 즐거움을 느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강조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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