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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종합] "그동안 고생 많았다"…'TV는 사랑을 싣고' 하리수, 高선생님과 26년만의 재회 '감동'

시간2020-05-29 20:35:05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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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방송인 하리수가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과 재회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하리수가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던 사춘기 때 위로가 돼준 고등학교 학생주임 전창익 선생님을 찾아나섰다.

지난 2001년 데뷔 후 '국내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닌 하리수는 "이름 자체를 '핫이슈'에서 따왔다"고 말문을 연 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성에 대한 혼란을 갖고 있지 않았다.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다. '예쁘다', '여자 같다'는 말도 자연스러웠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더 예쁘게 꾸미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리수는 선생님에 대해 "지금의 하리수가 세상 앞에 설 수 있게 해주셨다"고 소개하며 "학생주임 선생님과 특별한 일이 있었다. 반에 와서 소지품, 복장 검사를 하시는데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가방 안에 항상 화장품이 있고 손톱도 머리도 길었는데도 그냥 넘어가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아이들한테서 저를 보호해주시고 저를 저로 인정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제가 그 당시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계셨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리수는 MC 윤정수가 "어렸을 때 어떻게 남고를 다녔을까. 힘들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의외로 편하게 다녔다. 중학교 2학년 때 만난 친구 두 명이 다 트랜스젠더다. 호적을 바꿔서 한 명은 시집 가서 잘 살고 한 명은 솔로로 살고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리수는 폭언 폭력을 행사하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왔다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빠가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계집애 같다고 안 좋아하셨다. 집에 손님만 오면 낳지 말라니까 낳아서 저따위라고 하셨다"라며 "아빠랑 어렸을 때부터 사이가 안 좋았다.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소풍 간다고 얘기했다가 가죽 허리띠로도 맞아봤다. 알몸으로 쫓겨나서 벌도 섰었다. 아빠는 기억을 못하는데 작은언니는 기억하더라. 성전환 수술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성전환 수술을 한 지 6년 뒤인 2001년, '인간극장'에 함께 출연했던 아버지는 얼굴을 비추기 싫다며 모자이크 요청까지 했다고.

26년 만에 다시 만난 하리수와 선생님. 하리수는 "그동안 고생 많았다.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라며 자신의 손을 꼭 움켜쥔 선생님을 마주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16년 정년퇴임 후 서울시 교육청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선생님은 "TV 속 하리수를 알아봤느냐"란 물음에 "처음에는 몰랐다. 지인을 통해 알게됐다. 아내도 잡지를 보고 이야기했을 때 내 제자라고 떳떳하게 말했다. 학생 땐 더 예뻤고 자연미인이다. 굉장히 모범생이다"라며 폭풍 칭찬을 했다.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하리수와 선생님은 그동안 말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옛 추억에 잠겼다. 하리수는 "사실 고등학교 졸업 후 학교에 찾아가서 선생님을 뵐 엄두가 안 났다. 제자가 선생님을 찾아뵐 때 좋은 모습으로 봬야하는데 염치가 없었다. 저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선생님이 손에 꼽힌다. 제 인생이 좀 남다른데 그 남다름을 이해해보려고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이 많이 없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런 선생님이셨다. 항상 뵙고 싶었다"며 울먹여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진 = KBS 1TV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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