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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 '부라더!'를 외쳤던 두 사람이 이번엔 서로에게 칼날을 겨눴다.
5일 오전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홍원찬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이정재가 참석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로 '오피스'로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홍원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장르적 쾌감이 극대화된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를 기대케 한다.
먼저 홍원찬 감독은 제목에 대해 "원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다른 인물을 구하며 구원받는 이야기다. 주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이 저희 제목이다. 거기서 착안해서 제목을 만들었다"며 "처음에는 가제였다. 제목이 길고 느낌이 세서 안 좋아하실 줄 알았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생각보다 강렬한 느낌을 좋아하시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태국 방콕을 로케이션 장소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캐릭터가 일상적이지 않다. 공간도 일상적인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면 이질적일 것 같았다"며 "방콕이라는 도시가 가진 특수성이 있었다. 거대한 메트로폴리스면서도 아주 소박하고 번잡하고, 성스럽고, 범죄의 이미지도 있다. 이런 걸 담아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는 황정민, 이정재가 '신세계'(2013) 이후 7년만에 다시 만난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홍 감독은 "두 분이 한 작품에 모인다는 것에 사람들이 기대를 너무 많이 했다. 그만큼 한편으로는 부담이 됐다. 전작에서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비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배님들이시니 현장에서 의지를 많이 했다. 배우면서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자신의 인생을 뒤흔든 마지막 미션으로 인해 처절하게 싸우는 암살자 인남으로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 그는 출연 계기를 묻자 "(이)정재랑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신세계' 때 너무 좋았었고, 다음에 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정재가 같이 한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아했다. 또 보기 드물게 대본이 첫 장을 넘기면 바로 끝 장이다. 그만큼 집중도가 있다. 오랜만에 '이게 뭐지?' 하는 마음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그렇게 빨려들지는 않았다"라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황정민은 리얼한 액션을 위해 실제 타격이 오고 가는 액션을 직접 소화한 것은 물론, 모든 액션신의 디테일에 대해서도 제작진과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쳤다는 후문이다. 그는 "몸을 만들고 액션을 만드는 데 치중을 많이 했다. 저나 정재가 상의 탈의를 많이 했다. 청부 살인업자인데 뱃살이 있으면 안 되지 않나.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진짜 잠깐 나온다. 운동 계속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만에 액션 영화로 돌아온 이정재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 역할을 맡아 인남 역의 황정민과 펼치는 팽팽한 추격과 대결 구도의 재미를 강화했다. 독특한 캐릭터 외면을 고민했던 이정재는 먼저 목과 쇄골을 덮는 타투에 도전했고 패션 또한 화려하다. 화이트 로브, 플라워 패턴 실크 셔츠, 스키니 레더 팬츠와 화이트 슈즈 등은 그간 액션 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비주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정민과 마찬가지로 그를 향한 신뢰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이정재는 "시나리오 첫 장 넘기자마자 후루룩 보게 됐다. '신세계' 캐릭터와는 많이 다르니까 둘이 같이 이걸 하더라도 식상한 느낌이 안 들겠구나 싶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극중 화려한 스타일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의상과 스타일링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 관여를 하다 보면 제 스타일만 반복하게 된다"며 "이번에는 감독님과 1차 회의를 할 때 쉽지 않은 캐릭터라는 판단이 들면서 제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만들게 됐다. 테스트도 많이 했고 이것저것 다 입어봤다. 원래 핑크색, 하늘색 가발도 써보고 그랬다"라며 "결국엔 여러 시도를 하다가 지금의 룩이 탄생했다"고 말해 색다른 매력을 예고했다.
특히 홍 감독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이정재의 액션씬을 언급하며 "본인은 멜로 배우라면서 투덜거리면서도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저희도 걱정을 많이 했다. 원래는 그러면 안 되는데, 현장에서 임팩트 있는 장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액션은 또 다칠 수가 있지 않나. 그런데 선배님이 준비를 정말 많이 하셔서 예정대로 잘 끝났다"라고 치켜세웠다.
'신세계' 속 '부라더'에서 치열한 대립 관계로 변한 두 사람.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우리 영화에서 두 분은 '신세계'와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온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인물 설정 자체가 이전의 영화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고 황정민도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면, 어떻게 다르게 할지 고민했을 거다. 이번엔 너무나도 다른 게 많아서 오히려 조금 더 자유로웠다. 그래서 재밌었다"고 했다.
관전포인트는 또 다른 출연자 박정민이었다. 다만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참석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터다. 이에 황정민은 "포스터에도 황정민, 이정재 그리고 박정민이 있다. 그런데 여기엔 박정민 씨가 없다. 왜일까요. 기대하면 너무 좋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고 이정재 또한 "박정민 씨가 굉장히 파격적이다. 저도 오늘 물어봤다. 왜 안 나오시냐고. 일부러 그랬다더라. 최대한 나중에 깜짝 선물로 나올 거다"라고 짚어 기대를 더했다.
한편, 영화는 오는 7월 개봉한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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