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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안방극장 흥행퀸' 신혜선이 영화 '결백'으로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치르며 소회를 밝혔다.
신혜선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0일 신작 '결백'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은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특히 신혜선이 '결백'으로 드디어 영화 주연 자리를 꿰차며 기대감을 높였다. '오 나의 귀신님' '그녀는 예뻤다' '아이가 다섯' '비밀의 숲' '황금빛 내 인생'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사의찬미' '단, 하나의 사랑' 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신혜선. 그런 그가 '결백'에서 엄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변호를 나서는 딸 정인 역할을 맡아 극장가까지 접수할 전망이다.
이날 신혜선은 "제가 아직도 신예이지만, 사실 지금 이렇게 기자님들과 인터뷰를 하니까 더욱 신인이 된 느낌이다. 데뷔하고 처음 매체에 제 얼굴이 나오고 그랬을 때의 이상한 느낌이 든다. 지금 또 그런 기분이다. 아침에 눈 뜨면 울렁증이 다시 도지고 있다"라고 떨리는 심경을 표현했다.
첫 영화 주연작을 본 소감에 대해선 "저는 이 영화에 대한 객관성을 잃었다. 잘했는지 못했는지 모르겠고 왜 저렇게 했지 아쉽기만 했다. 몇 년 후에 나중에 돼서야 익숙해지고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반성하면서 찍은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결백'은 아무래도 처음 주연작이다 보니까 어떤 작품을 떠나 제게 깊이 남을 수밖에 없다. 주연으로서 반성의 작품,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신혜선은 "감회가 너무 새롭다. 영화관 화면에 그렇게 크게 제 얼굴이 나오는 게 처음이니까 정말 신기하더라. 특히 아빠가 되게 좋아하셨다. 개봉이 언제되나 가장 기다리신 분이 아빠였다. 아빠가 그런 적이 없는데, 책상 위에 놓인 시나리오를 우연히 접하고 '결백' 출연을 적극 추천해주시기도 했었다"라고 가족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내 그는 "외할머니가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지지 해주시고 좋아해 주셨다. 그런데 '결백' 개봉이 두 차례 연기되지 않았나. 기다리시다가 1-2주 전에 결국 하늘나라로 가셨다"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신혜선은 "그래서 첫 영화 주연이라 감회가 새롭긴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라고 가슴 아파했다.
정인 역할에 대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처음 주연을 하는 영화라는 부담감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정인이라는 인물이 마치 안갯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아이가 맞닥뜨리는 상황 자체도 안갯속에 있는 걸 끄집어내려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제가 대본만 계속 보는 스타일이라 열심히 시나리오를 팠고,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결백'이라는 작품을 오랫동안 창작하신 감독님이 눈앞에 계셔서 같이 작업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화자와의 관계는 가장 단순하게 우리 엄마라고 생각했다. 엄마와 딸이 같이 깡시골에 살다가 딸만 서울로 나와 도회적인 엘리트 변호사가 됐고, 엄마는 여전히 시골에서 지내면서 얼굴이 그을려 있고 대조적 모습이지 않나. 엄마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있고 홀로 도망쳐 나온 것에 대한 죄책감, 엄마 세대와 나의 세대의 차이점 등 이런 생각들을 했다. '결백'은 다양한 생각을 공존하게 하는 영화인 것 같다. 많은 걸 던져주는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선배 배종옥과 '결백'으로 만난 것에 대선 "처음에는 진짜로 선배님이 무서웠다. 사람으로서 무섭다기보다 어릴 때부터 TV로만 보던 대배우, 선배님이시지 않나. 선배님께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더라. 선배님과 호흡을 정말 잘 맞춰보고 싶었다. 불편하신 게 없도록 잘 맞춰가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실제로 접한 선배님은 세 보이시는 분이 절대 아니다. 제가 선배님을 무섭다고 표현하는 건 그동안 쌓아온 카리스마 같은 거다. 웃으시면 귀여우시다. 현장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시는 것도 너무 재밌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신혜선은 배종옥의 변함없이 뜨거운 연기 열정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배우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순수하시더라. 해본 역할이 많으시면서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많다고 하시고 힘든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내색을 전혀 안 하신다. 그 순수한 열정과 몸이 힘든 걸 마다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즐거워 하시고 엔도르핀이 솟아나시는 게 느껴져서 놀랐다. 저도 저렇게 되려면 얼마나 많은 열정을 유지해야 할까 싶더라"라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안방극장 흥행퀸'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신혜선은 "대놓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사실 여기(마음)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있다. 칭찬을 해주면 고래도 춤춘다고 하지 않나. 저 역시 마음속에서는 춤을 추고 난리가 나는데 한편으로는 부담감을 느끼기도 한다. 거기에 상응하는 사람이 아직 아닌데, 좋게 좋게 말씀해 주니까 욕심도 생긴다. 진짜로 나를 칭찬해 주는 말에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자꾸 겸손한 척하면서 얘기를 하게 되는데 진짜로 제가 '운이 좋았다'라는 생각만 든다. 캐릭터가 다양하게 들어왔었다. 센 느낌의 연기를 했다면 다음엔 말랑말랑한 인물이 들어오고, 이렇게 대비되는 역할만 해서 더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그래서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수월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신혜선은 "칭찬을 받으면 너무 기분이 좋다. '연기 잘한다'라는 댓글을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100번은 읽은 것 같다. 그 정도로 기분이 좋더라. 그런데 어느 순간 위험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칭찬에 목매달기보다 의연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정말 저한테 가장 크게 바라는 건 긴장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직도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 저는 '처음'이 가장 무섭고 어려운 사람이다. 마지막이 편하다. 첫 대본 리딩, 첫 촬영 등등 '처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긴장된다. 처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마음을 터놓기도 했다.
[사진 = (주)키다리이엔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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