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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믿고 보는 중견수 김호령(28, KIA)을 가장 반겨준 건 역시 투수들이었다.
김호령은 지난 2일 광주 롯데전에 앞서 경찰 야구단 전역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화려한 복귀 3연전이었다. 수준급 수비와 함께 약점이었던 타격까지 보완해온 느낌이었다. 2일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쏘아 올리며 귀환을 알렸고, 3일 3루타 포함 멀티히트, 4일 다시 홈런을 통해 팀의 3연전 스윕에 공헌했다. 수비에서도 이른바 ‘호령존’을 다시 구축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5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김호령은 “첫 타석 홈런은 생각도 못했다”며 “동료들이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다. 뭐를 먹었는지도 궁금해 했다. 타격은 솔직히 자신이 없어 이렇게 될지 몰랐다. 지금처럼 자신 있게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비결은 자신만의 스윙 정립이었다. 김호령은 “군대 가기 전에는 찍어서 쳤다면 이젠 올려서 친다. 군대에서 내게 맞는 폼을 찾은 것 같다”며 “예전에 치지 못했던 공을 쳐서 많이 놀랐고 폼도 이전보다 좋아진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호령은 메이저리그 특급스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영상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트라웃은 김호령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수비 감각에 대해선 “아직까지 괜찮은 것 같다. 나쁘지 않다”고 평가를 내렸다. 김호령은 중견수 수비 범위가 넓어 이른바 ‘호령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에 대해 그는 “마음에 드는 별명”이라고 웃으며 “그래서 그런지 투수들이 나를 많이 좋아한다. 복귀했을 때도 (양)현종이 형을 비롯해 많은 투수들이 반겨주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 나 역시 더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 부임과 함께 달라진 타이거즈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김호령은 “감독님, 수석코치님께서 워낙 분위기를 잘 맞춰주신다. 운동장에서도 최대한 밝게 팀을 이끌어주셔서 우리 역시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한다”고 전했다.
김호령은 복귀 후 4경기 연속 선발 리드오프를 맡았다. 윌리엄스 감독의 신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1번타자 김호령의 활약이 굉장히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김호령은 이에 “사실 1번타자는 투수의 공을 많이 보고 출루도 많이 해야 한다. 난 아무래도 선구안이 떨어져 많이 쳐서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프로 입단 후 경찰 야구단 복무를 거쳐 프로 4번째 시즌이 찾아왔다. 올해 부상으로 인해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됐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하며 6월 복귀를 이뤄냈다. 2020시즌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다.
김호령은 “이제 컨디션이 90%는 올라온 것 같다”며 “다쳐서 재활하고 있을 때 선수들이 야구하는 걸 보고 빨리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렇게 다시 1군에 오게 됐는데 생각보다 잘 돼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호령.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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