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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웰메이드 여성 영화, 웰메이드 청춘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야구소녀'가 꿈을 꾸는 모든 이들을 위해 힘찬 응원을 외친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야구소녀'(감독 최윤태) 언론시사회가 열려 최윤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주영, 이준혁이 참석했다.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km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
지난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뜨거운 화제 속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관객석 또한 전석 매진되며 대중성과 호평을 모두 잡은 작품이다. 영화는 수많은 장벽 앞에서도 오늘도 힘차게 공을 던지는 주수인의 도전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씩씩하게 그려내며 이 세상에 있을 수많은 주수인을 응원하게 만든다.
전국 극장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첫 선을 보인 최윤태 감독은 이날 "2017년 당시 야구하는 소녀의 인터뷰를 보고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제 아내가 이야기를 해줬는데, 당연히 여자는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을 하더라. 제가 프로야구에서 여자선수도 뛸 수 있다고 하니까 신기한 걸 알게 됐다는 듯 반응하더라.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의미가 있는 성장 영화로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이어 이주영, 이준혁 캐스팅 배경과 관련해선 "제가 두 배우를 선택했다기보다는 두 분이 저희 작품을 선택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거 같다. 주수인 역할은 고민을 많이 했다. 단순히 연기를 잘해서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이미지만으로도 존재감이 돋보일 수 있는 배우가 연기를 해줬으면 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이 난 배우가 이주영이다"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이준혁 배우는 미팅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외모가 잘생기셔서 이 영화에 어울릴지 걱정을 많이 했다. 준혁 씨가 가지고 있는 선한 성격이 제게 많은 울림을 줬다.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해 웃음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주영은 야구소녀 주수인으로 분했다. 최고구속 130km,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 받았지만 편견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받지 못함에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인물.
주수인 그 자체가 된 이주영은 출연 계기를 묻자 "제가 '오늘의 탐정'이라는 드라마를 끝내고 휴식기를 가지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영화 작업에 목말라있기도 했고, 작품에 집중해서 끌고 나가고 싶다는 열망에 차있었을 때였다"라며 "감독님을 뵙기 전에 시나리오를 읽었다. 저는 이제껏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은 첫 인상부터 강렬하다는 느낌을 받아왔다. 이 영화는 꼭 하고 싶었다. 주수인 캐릭터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감독님과 어느 호흡으로 해나갈 수 있을지가 제게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감독님과 첫 만남 때부터 길게 이야기를 했었다. 감독님이라면 '야구소녀'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해서 조금 더 큰 관점으로 영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고민 없이 선택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주수인은, 주변 모두가 가는 길을 만류하고 쉬운 길로 돌아가라고 하는 걸 듣는 인물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그렇게 압박을 주니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의구심이 들기도 하더라. 그래서 주수인의 색깔을 충분히 입지 못했을 때, 감독님께 '주수인이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저는 이런 마음을 잃은 거 같다.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이야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며 "저는 대사들에 많이 의지했다. 제가 특별한 표현을 하지 않아도, 대사들이 수인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 해요'라는 대사가 있다. 만류하는 최코치에게 최고의 반항이라고 생각한다. 수인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대세 배우로 거듭난 이준혁은 프로 진출에 실패한 고교 야구부 코치 최진태 역을 맡았다. 최진태는 주수인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지만 이내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옆에서 도움을 주는 인물로 분했다.
이준혁은 시나리오에 대해 "예전에 제가 겪었던 내용과 비슷하다. 신인 배우가 저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힘든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친구는 이제 막 시작한 친구였는데,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을 거 같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를 받고 문득 미안했다. 다시 연락을 해서 힘을 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말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최코치는 경험하며 고생해왔지만,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주영 씨와 함께 야구 연습하고, 살을 찌웠다. 무엇보다 추운 게 힘들었다. 야구 선수들도 그런 추위에서는 촬영을 잘 안 할 텐데"라며 "살을 찌워야 해서 많이 먹었다. 정말 많이 먹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장 말미, 최 감독은 "'야구소녀'는 사실 지금보다는 여성 인권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다.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여성만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확장시켜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영화가 지닌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주영은 "저조차도 수인을 연기하면서 살아가면서 잊고, 간과하고, 지나갔던 마음과 열망을 복기해볼 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연예계에 조금이나마 좋은 활력을 넣었으면 하는 작지만 큰 바람이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고 이준혁도 "꿈이라는 걸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시기다. 꿈이라는 걸 쫓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과 그를 돕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전했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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