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SK 염경엽 감독이 투수 보크를 비디오판독 범위에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하며 KBO에 쓴소리를 날렸다.
염 감독은 지난 12일 인천 KIA전에 앞서 진행된 사전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11일 잠실 LG전에서 발생한 ‘보크 논란’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SK는 7회초 2사 만루서 제이미 로맥이 김대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삼진 이후 로맥과 염 감독 모두 박기택 주심에게 김대현의 투구폼이 보크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KBO 야구규칙에 따르면 주자가 있을 경우 투수는 세트포지션에서 투구 이전에 확실한 멈춤 동작을 취해야 한다. 염 감독은 김대현이 멈춤 동작 없이 바로 투구를 진행했는데 왜 보크를 선언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나 4심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이닝이 그대로 종료됐다. 보크는 비디오판독 대상도 아니기에 억울함을 해소할 길이 없었다. SK는 결국 이날 7회 이성우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고 3-4로 패하며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줬다.
염 감독은 “사실 2구부터 벤치에서 모두가 보크라고 외쳤다. 그리고 3구는 완전한 보크라고 판단했다”며 “보크는 내가 항의한다고 해서 선언되는 게 아니라 심판이 잡아줘야만 효력이 있다. 비디오판독도 없어 번복도 되지 않는다. 감독은 그저 심판이 잡아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염 감독에 따르면 현장 사령탑들은 지난해부터 KBO에 비디오판독 범위 확대를 요청했다. 당연히 투수 보크도 판독 대상에 포함해야한다고 전달했다. 그러나 KBO는 판독 범위가 확대될 경우 스피드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염 감독은 “비디오판독은 경기 신뢰를 높이는 아주 좋은 제도다. 결국은 판독 범위가 문제”라며 “작년부터 현장은 KBO에 범위를 넓혀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스피드업 때문에 안 된다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비디오판독은 어차피 경기당 횟수가 정해져있다. 범위를 넓히는 것과 스피드업은 관계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또한 “스피드업보다 더 중요한 건 경기 및 리그의 신뢰다”라고 주장하며 “11일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감독들은 그냥 운이 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요즘은 영상을 통해 다시 논란이 된다. 논란이 발생할 경우 현장은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리그의 신뢰와 가치는 떨어진다. 신뢰가 있어야 우리 역시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현장과 KBO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염 감독은 향후 비디오판독 범위 확대와 함께 KBO리그가 논란거리 없는 리그가 되길 기원했다. 염 감독은 “현장은 굉장히 아쉽다. 야구는 흐름이 중요한 종목인데 판정 하나로 흐름, 내용, 경기 운영이 모두 바뀔 수 있다. 단 하나의 순간 모든 게 틀어지는 것이다”라며 “향후 명백한 기준, 규약, 행정이 필요하다. 리그의 가치가 있어야 각 구단의 가치도 높아지는 법이다. 논란이 없는 리그가 잘 돌아가는 리그다. 다 같이 힘을 모아 리그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KBO는 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요구사항을 실행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SK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