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 장점은 직구다."
KIA 마무리 문경찬은 2년 전 서재응 코치의 한 마디를 잊지 못한다. 당시 서 코치는 문경찬에게 "네 장점은 직구"라고 했다. 추격조였던 문경찬은 자신의 공을 믿기 시작한 2019년부터 확 달라졌다.
54경기서 1승2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 KIA는 7위에 그쳤지만, 문경찬의 발굴은 수확이었다. 올 시즌에도 순항한다. 13경기서 6세이브 평균자책점 1.38. 대다수 팀이 불펜으로 고생하지만 KIA는 예외다. 박준표, 전상현, 문경찬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가 상당히 안정적이다.
문경찬은 14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서 코치님의 (2년 전)그 말을 믿고 하다 보니 결과가 좋게 나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에서 준표와 상현이가 잘 던지고 깔끔하게 막아준다. 타자들을 쉽게 상대한다. 그러면서 나도 편안한 마음으로 올라온다"라고 덧붙였다.
시즌 준비는 원활하지 않았다. 마무리라는 확실한 보직을 인지하고 준비한 시즌. 그러나 투구밸런스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문경찬은 "준비과정이 부족했다. 개막이 미뤄지면서 페이스가 많이 올라왔고, 지금은 많이 잡혔다"라고 했다.
문경찬은 140km대 중반의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구속은 평범하지만, 익스텐션이 좋다.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위는 위협적이다. 그리고 공격적인 승부가 돋보인다. 단순히 초구와 2구에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는 수준이 아니다. 유인구가 거의 없다. 투구 템포도 빠르고 스트라이크를 상당히 많이 잡는다. 좋은 투구밸런스와 자신감이 결합, 최상의 결과물을 낸다.
문경찬은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날그날 잘 하려고 한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는데, 타자가 그걸 노린다고 다 치는 것도 아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노려서 칠 수 있다. 어차피 승부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 코치님, 앤서니 르루 코치님이 믿어준다. 마무리라는 보직이 부담스럽지 않다. 예전에는 나 자신이 불안했다. 그런데 불안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았다. 서 코치님이 '너는 마무리니까 자신 있게 하라'고 한다. 지금은 불안한 게 사라졌다. 윌리엄스 감독님도 격려를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오승환(삼성)이 돌아왔고, 구위 하나만 놓고 볼 때 리그 최고수준의 조상우(키움)도 건재하다. 그러나 문경찬은 문경찬이다. "2년 전만 해도 잘 던지는 투수가 있으면 뭐가 좋은지 배우려고 했다. 그런데 작년과 올해 마무리로 뛰면서 결국 내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 선배들은 그 선배들이고, 나는 내가 할 것만 생각한다.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라고 했다.
아직 문경찬은 블론세이브가 없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이 역시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문경찬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멘탈을 많이 신경 쓴다. 자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펜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싶을 때는 '내 공을 타자들이 못 칠 것이다'라고 최면을 건다"라고 덧붙였다.
기술과 마인드 모두 확 달라졌다. 지난 1~2년의 경험이 문경찬 야구인생의 모든 걸 바꿔놨다. KIA가 소중한 인재를 얻었다. 앞으로 몇년 간 마무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군 복무를 마친 게 더욱 고무적이다.
[문경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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