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어렸을 때부터 볼넷을 싫어했다. 무조건 타자와 승부한다는 생각이다.”
올 시즌 KIA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박준표(28)의 마음가짐이다. 16⅔이닝 동안 단 1개의 볼넷밖에 내주지 않은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KIA의 이른바 ‘박전문(박준표-전상현-문경찬)’ 필승조는 올 시즌 리그 최강을 자랑한다. 세 선수는 전날까지 47⅔이닝 동안 불과 4자책점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0.76의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 중 ‘박’인 박준표는 16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0.54(16⅔이닝 1자책)로 마무리 문경찬으로 가는 길을 잘 터주고 있다.
박준표는 “이번 겨울 체력적인 준비를 더 많이 했고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마운드에서 좀 더 차분하게 던지고 있다”며 “스프링캠프부터 서재응 코치님이 보직을 정해주시고 관리도 잘해주셨다. 믿어주시니 너무 좋다”고 최근 호투 비결을 전했다.
박준표의 올 시즌 투구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볼넷이다. 무려 15⅔이닝 무볼넷 행진을 펼치다 13일 인천 SK전에서 첫 타자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시즌 첫 볼넷을 기록했다. 반면 삼진은 17개를 잡았다. WHIP(0.60), 피안타율(.150) 모두 상당히 안정적이다.
이에 대해 그는 “어렸을 때부터 볼넷을 싫어했다. 승부를 하지 않는 것도 싫어했다”며 “주자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어렵게 가는 상황을 제외하고 볼넷을 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타자와 승부하다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마음가짐이 프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준표는 “카운트가 1B이 됐을 때 어렵게 가기보다 타자가 칠 수 있도록 가운데에 던진다. 볼넷은 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작년보다 커브를 강하게 쓰면서 경기 운영이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전상현, 문경찬 등 같은 보직의 동료들이 호투를 펼치는 부분도 경기에 도움이 된다. 그는 “다들 잘하니까 서로 배우려고 한다. (전)상현이는 성격이 차분해서 흥분을 많이 안 하고, (문)경찬이는 자신감이 넘친다”고 웃으며 “나가면 서로 막아줄 것으로 믿으니 더 잘 뭉치게 된다.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박전문의 ‘전’ 전상현은 얼마 전 최종 꿈은 마무리투수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준표도 클로저 자리에 욕심이 있을까. 그는 “나도 마무리를 하면 좋지만 성격이 현실적이다. 일단 지금은 내가 중간에서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맞춰 잡는 투수라 마무리는 불안하다”고 했다.
앞으로도 박준표의 안정적인 투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볼넷은 절대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이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하게 한다. 박준표는 “가운데로 던졌을 때 맞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없다. 투수는 당연히 맞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준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