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딕슨 마차도가 5번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올 시즌 마차도는 외국인투수가 선발 등판하면(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중심타선에 배치된다. 아직 많이 상대해보지 못한 국내투수들보다 오히려 좋은 타격을 할 확률이 높다는 허문회 감독의 판단이 있었다.
16일 고척 키움전. 키움 선발투수는 좌완 에릭 요키시다. 올 시즌 10개 구단 외국인투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자랑한다. 디셉션이 좋고 타점도 아주 높지 않아 오히려 타자들이 컨택트에 애를 먹는다. 올 시즌에는 투심과 슬라이더의 구속도 1~2km 정도 올라갔다.
그래도 허 감독은 마차도를 믿었다. 5번 타순에 넣으면서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체력 안배를 위해 수비를 맡기지 않았다. 15일 1군에 올라온 배성근이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격에만 집중한 마차도가 3안타를 터트리며 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초구 투심을 지켜본 뒤 2루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맞춰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김민수의 중전안타 이후 더블스틸을 시도했고, 상대 실책 2개가 연거푸 나온 사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6회 1사 이후에는 요키시와 9구 접전을 벌였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모두 파울 커트하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결국 풀카운트서 좌중간 안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8회. 1사 1,2루서 키움 셋업맨 김태훈의 초구 커브를 공략해 좌선상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1사 2루서 키움이 이대호를 거르고 자신을 선택한 것에 대해 보란 듯이 적시타로 되갚았다. 그리고 8회말 도중 유격수로 투입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차도는 시즌 초반 변화구 유인구 대처에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6월 들어 다시 타격 페이스를 많이 끌어올린다. 이날 3안타만 봐도 시즌 초반에 비해 변화구 대처가 향상된 걸 알 수 있다. 유격수 수비는 이미 리그 최정상급의 데이터를 뽑아내고 있다. 타격만 좀 더 받쳐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이날 마차도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차도.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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