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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SBS '굿캐스팅(극본 박지하 연출 최영훈)'에서 국정원 국제 대테러 대응팀의 황미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김지영(46)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최근 김지영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굿캐스팅'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굿캐스팅'은 진지한 듯하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는, 자칫 가볍고 빈틈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묵직한 감동이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실제 시청률도 16회 내내 월화극 정상을 찍으며 흡족할 만한 결과를 완성해냈다.
16일 종영한 '굿캐스팅'은 현장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 국정원 요원들이 우연히 현장으로 차출되며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로, 'B급 감성'의 옳은 예라는 평을 받았다. 통쾌한 스토리와 웃음 포인트가 작품 속에서 전달된 것처럼, 김지영 또한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담담히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 25년 정도 됐는데, 가장 재밌고 유쾌하게 찍었던 작품인 것 같아요. 이런 힘든 시국 속 웃을 일도 없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쉼이 될 수 있었을까', '걱정 없이 웃고 스트레스 풀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종영이 너무 아쉬워요. '굿캐스팅2'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어딘가 조금은 모자란 여자 3인방의 좌충우돌 국정원 성공기가 주된 스토리였지만, '굿캐스팅'은 인물 하나하나의 삶과 감정선을 조명하며 웃음뿐만 아니라 감동을 잡는 데도 성공했다. 김지영은 '굿캐스팅' 작품이 가진 의의에 대해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정의했다.
"'굿캐스팅'은 사실 각자 인생의 다른 사람들이 모여 우왕좌왕하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최강희(백찬미)는 한때 에이스였으나 한쪽으로 밀려났고, 제가 맡은 황미순은 구석에서 영수증이나 처리하고 있고, 유인영(임예은)은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죠. 보통 사람일 뿐인 세 사람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관전 포인트 같아요. 화려한 액션도 볼거리지만, 사회와 가족 안에서 자기 인생을 꾸려나가는 이 시대의 멍멍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까.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예요. '우리 이렇게 살고 있고, 이렇게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어'라는"
실제 '굿캐스팅'의 원제는 오합지졸인 3명의 여자가 모였다는 뜻에서 '미스캐스팅'으로 정해질 뻔했지만, 촬영을 거듭하며 완벽한 배우진들 덕분에 '굿캐스팅'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연기로 밝은 에너지가 시청자에게 전해지는 만큼, 실제 촬영장에서도 배우들의 호흡은 완벽했다는 후문이다.
"강희, 인영이, 저의 호흡은 너무 좋아요. 강희는 워낙에 제가 되게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데 무엇에 임하든 최선을 다해요. 얘기를 하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을 것 같은데 굉장히 소심하고, 현장이 떨려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인영이는 생긴 건 굉장히 도시 여자인데 행동은 귀엽고 호기심도 많아요. 우리끼리 잘 뭉쳐진 것 같아요. 이 친구들이 다 착해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컸어요."
또 김지영은 콤비를 이루었던 최강희, 유인영 외에도 함께 애쓰고 고생했던 남자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이어나갔다.
"남자 배우들끼리도 사이가 너무 좋은데 만나면 헤어지기가 싫어요. '결혼해 주세요'라는 드라마에서 이종혁 씨와 호흡을 맞췄었고, 이상엽 씨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에요. 막내 준영이는 그 나이답지 않게 굉장히 진중하고 너무 재밌는 아이에요. 만약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훨씬 더 많이 붙어있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촬영할 땐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이라 많이 붙어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12회에서 황미순은 자신의 딸이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학교 앞에서 오열하고 만다. 그가 지켜왔다고 믿어온 가치와 신뢰가 모두 무너지는 순간이었을 터. 황미순과 마찬가지로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김지영은 해당 장면을 어떤 심정으로 연기했을까.
"저도 아이가 있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어본 적이 있지만, 학교폭력이라는 게 부모가 마음대로 어떻게 결정을 내리거나 행동을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최대한 자신들의 문제를 풀 수 있게끔 보호 안에서 격려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부모들이 아이들 세계에 너무 개입하는 것도 아니고, 방관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기성세대들이 아이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이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더 성찰이 필요한 거죠."
끝으로 김지영은 '굿캐스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최강희, 유인영과 함께 셋이서 당당하게 걸어가는 포스터를 뽑았다. 세 사람이 마치 거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그러면서 동시에 김지영은 일도, 육아에도 완벽하지만은 못했던 '보통의 엄마' 황미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황미순은 많은 캐릭터들과 같이 어우러져서 답답하면서도 재미있게 매듭을 풀어가요. 그럼에도 미순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였죠.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심정이 어떤지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사실 베스트 신을 하나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아요. 살다 보면 엄청 진지한 상황에도 웃음이 나오고 눈물이 나오고 그러잖아요. 너무 한 쪽에 치중해 있다기보단 모든 감정이 열려있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장소 = UPPER WEST]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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