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투수에서 타자로, 타자에서 투수로. 그리고 다시 투수에서 타자로. 도돌이표를 반복하던 SK 와이번스 강지광이 장고 끝에 다시 투수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지막’이라는 각오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강지광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 후 1군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포지션 전향으로 화제를 모았다. 외야수로 올 시즌을 등록했지만, 구단 측에 다시 투수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
강지광이 포지션을 전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고 재학시절 투수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던 강지광은 2009 2차 3라운드 20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됐다. 데뷔 후 야수를 맡았던 강지광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거쳐 2018시즌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있다.
강지광은 2018시즌에 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염경엽 감독의 권유에 의한 변경이었다. 강지광은 2018시즌 4경기서 평균 자책점 21.00에 그쳤지만, 2019시즌 25경기서 2승 4패 6홀드 평균 자책점 3.95를 남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6월 16일 NC 다이노스전에 구원 등판, 1이닝을 소화한 후 어깨통증을 호소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강지광은 통증이 지속된다는 이유로 다시 타자로 전향했다. 2020시즌에 앞서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는 하재훈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랬던 강지광이 2020시즌 개막 후 다시 투수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본인이 2군 감독에게 얘기했다고 하더라. 일단 (감독실로)오라고 했다. 정확한 얘기를 본인에게 듣고 싶었다”라고 운을 뗀 염경엽 감독은 “또 돌아갈 것이라면 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그러면 아무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고민해보고, 확실하게 결정되면 얘기해달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강지광은 염경엽 감독과의 면담 끝에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렸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제가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끝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강지광이 염경엽 감독에게 전한 말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마음을 고치고, 야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니 통증이 없어진 것 같다고 하더라. 내 입장에서는 타자보다 투수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에 전향을 권유했던 것이다. 하지만 선수의 인생이다. 방향은 알려줄 수 있지만,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결정하면 잘 도와주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고, 도와줄 생각이다. 강지광은 야구에 대한 열정, 노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다.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투수를 택한 강지광은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와의 퓨처스리그 맞대결에 등판,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타자로 2020시즌을 준비한 만큼, 어쩌면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르기 위해선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제 그 시간을 견뎌내는 것은 ‘마지막’이라며 각오를 다진 강지광의 몫이다.
[강지광.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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