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영업비밀인데, 사소한 부분이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21)은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정도로 잠재력이 빼어났다. 2017년 데뷔 후 키움의 탄탄한 내야 뎁스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그래도 2018년 136경기, 2019년 122경기에 나서면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에는 36경기서 타율 0.294 4홈런 18타점 23득점.
또래들보다 풍부한 1군 경험을 쌓은 건 확실하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현실적으로 주전 유격수에 가장 가까운 선수다. 2019년 전반기에 슬럼프에 빠졌다가 중반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린 것도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올 시즌, 특히 최근 장타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3년간 통산홈런이 5개였다. 작년에는 단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36경기서 4개를 쳤다. 13일 창원 NC전서는 데뷔 첫 만루포를 터트렸고, 지난달 30일 고척 KT전서는 데뷔 첫 사이클링히트도 기록했다. 통산 장타율이 0.380인데, 올 시즌에는 0.495다.
김혜성은 16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정말 딱히 크게 바꾼 게 없다. 장타력 상승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무게를 좀 올린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초반이라 꾸준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비 시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타격훈련을 할 때 루틴을 바꾼 건 달라진 부분이다. 김혜성은 "원래는 티바(티배팅)를 할 때 높낮이를 조절했는데 요즘은 티바를 치고 옆에서 올려주는 공도 치고, 다시 티바를 친다. 이 루틴으로 한 뒤 타율이 많이 올랐다. 바꾸고 이틀 뒤 사이클링히트를 했다"라고 돌아봤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생각, 즉 마인드다. 타석에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임한다. 김혜성은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가 하려고 하는 것만 생각한다. 그렇게 타석에 임하다 보니 결과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했다. 강병식 타격코치와의 대화도 도움이 된다. "타격코치님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때 바로 해결방안을 잘 말씀해준다"라고 했다.
여기에 하나를 첨가하면 타석의 위치다. 투수의 특성에 따라 배터박스에서의 위치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게 통했다. 김혜성은 "투수에 따라 타석 위치를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는 등 바꾼다"라고 했다.
사실 생각의 변화에 대해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듯했다. 그러나 "영업비밀이다. 말할 수 없다. 사소한 것이다"라고 했다. 큰 틀에선 타석에서의 마인드를 바꾼 게 주효했고, 훈련루틴과 웨이트 방식, 타석의 위치 등에 변화를 주며 리플레시를 했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수비에 더 신경을 쓴다.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두 보지만, 아무래도 중앙이 좀 더 편하다. 김혜성은 "수비가 안 되면 공격도 좀 안 되는 경향이 있다. 수비가 안 될 때 멘탈이 흔들리기도 한다"라고 했다.
김혜성은 16일 고척 롯데전 2회 2실점하는 과정에서 포수 박동원과 사인이 맞지 않았다. 박동원의 2루주자 견제 동작에 멈칫거리며 약간 늦게 커버를 들어갔고, 악송구가 되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물론 기록상 포수 송구 실책이었다. 중견수 박준태의 악송구까지 겹쳤다. 실제 본인의 말대로 이후 타격도 주춤했다. 그러나 17일 고척 롯데전서 2루타 한 방을 터트렸다. 22세의 젊은 내야수.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성장코스를 밟는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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