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키움 이승호(21)가 올 시즌 9경기 만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승호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 1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무려 시즌 9경기 만에 따낸 첫 승.
25일에 앞서 8경기 무승에 시달린 이승호였다. 경기 내용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8경기 중 5회 이전에 강판된 경기는 단 2경기뿐이었고, 퀄리티스타트 3회에 6경기를 5회 이상 책임졌는데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이승호는 “첫 승까지 오래 걸렸다. 정말 1승이 힘들다는 걸 알았다”고 감격의 첫 승 소감을 전했다.
1승이 오래 걸렸지만 초조함은 없었다. 이승호는 “승리보다는 그 동안 경기 내용이 많이 안 좋아 어떻게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빨리 승리를 따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마음을 내려놨다. 루틴, 취침시간, 자세 등 많은 걸 바꿔봤지만 잘 안 됐다”며 “이왕 안 되는 거 편하게 생각하자고 마음먹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8경기 연속 무승에는 불운한 매치업도 한 몫을 했다. 4선발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댄 스트레일리(롯데), 구창모(NC) 등 정상급 투수들과의 맞대결이 잦았다. 손혁 감독은 이에 이승호의 로테이션 변경까지 고려했다.
그러나 이승호는 무승의 원인을 선발 매치업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는 “항상 이야기하는 게 난 투수가 아닌 타자랑 붙는 것이다. 또 우리 팀이 상대 어떤 투수가 나와도 충분히 칠 수 있는 팀이다. 상대 매치업 생각은 별로 안 했다”고 말했다.
이승호는 이번 승리로 선수단에게 커피를 돌렸다. 자신의 첫 승을 위해 애쓴 팀원들을 향한 감사의 표시였다. 그는 “불펜투수들이 미안해했는데 난 괜찮았다. 오히려 굉장히 고마웠다”며 “팀원들에게 그 의미로 커피를 샀다”고 전했다.
첫 승으로 이전보다 마음이 홀가분해진 이승호다. 이제 오는 30일 고척 두산전에서 내친 김에 2연승을 노린다. 그는 “승리를 했으니 앞으로 잘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등판은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승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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