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계속 연습하고 있다.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효과는 있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17~18일 고척 키움전서 구심에게 키움 히어로즈 좌완 이영준의 투구자세를 잇따라 어필했다. 이영준이 세트포지션으로 투구할 때 축이 되는 왼쪽 뒤꿈치를 조금 들었다가 놓는다고 지적했다. 일정하면 괜찮은데, 들었다가 들지 않을 때도 있다고 어필했다. 1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서는 "작년(수석코치 시절)에도 그랬다"라고 했다.
투수전문가 손혁 감독이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예민한 투수에게 폼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었다.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라고 했다. 이영준은 프로 입단 전부터 뒤꿈치를 살짝 드는 자세로 던졌다.
사실 손 감독도 부정적이었다. "(던지는 순간)힘을 모으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게 던지려고 할 때 몸도 많이 들리고 글러브가 나오는 궤적도 짧아졌다. 그래서 높은 공이 많이 형성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손 감독은 이영준이 교정을 원하지 않으면 그대로 두려고 했다. 그러나 이영준은 어필이 나오자 수정하겠다고 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뒤꿈치를 떨어뜨리지 않고 투구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세 경기 성적이 좋았다. 3이닝 2탈삼진 노히트 무실점. 홀드 두 개를 수확했다.
손 감독은 "아무래도 본인이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붙여놓고 던지니 끊어지는 느낌이 없다. 캐치볼도, 쉐도우피칭도 그렇게 했다"라면서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많이 형성됐다. 구속도 여전히 146km 정도 나온다"라고 했다.
뒤꿈치를 붙이고 투구하면서 구위가 더 좋아질 수 없지만, 제구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이영준 특유의 '내추럴 커터(포심 그립으로 던지는데 커터 궤적으로 움직인다)' 위력이 배가됐다. 또한, 뒤꿈치를 붙이고 투구하니 왼 무릎이 먼저 나오는 모습도 사라졌다.
이영준은 27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만족한다. 계속 연습하고 있는데 시간은 걸릴 것 같다.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연습하면서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작년에도 이 얘기가 나왔다. 고치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렇게 했으니 조금 생각해본다고 했다. 손혁 감독님도 잘 얘기해주셨다"라고 했다.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 마정길 불펜코치,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으면서 연습과 실전을 통해 뒤꿈치 움직임을 확인하고 의견을 주고 받는다. 이영준은 "고치니까 잘 되는 것 같다. 뒤꿈치를 박아놓고 안정적으로 킥을 하면 폼도 제구도 안정될 것 같다"라고 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잘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24시간 내내 뒤꿈치만 신경 쓰고 살 수 없다. 여가 시간을 적절히 보내는 것도 이영준의 반등 원동력이다.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낸 게 DJ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첫 승이 늦어진 이승호를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이영준은 "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내 사연이 소개돼 놀랐다. 아이디만 뜰 줄 알았는데 이름이 떠서 당황했다. 몰랐던 음악도 많이 듣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들으니까 재미 있다. 취미가 별로 없다. 걸으면서 음악을 듣는 정도인데 잘 맞는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으니 라디오를 듣는다"라고 했다.
[키움 이영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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