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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순재(85)와 그의 부인이 전 매니저에게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전 매니저 김 씨는 "머슴처럼 일하다 해고당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순재 측은 "사실과 다르게 왜곡 보도됐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순재는 법적 대응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29일 오후 방송된 SBS '8뉴스'는 유명 원로배우의 매니저 A씨가 2개월 간 원로배우와 가족들의 허드렛일을 하는 머슴같은 생활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주당 평균 55시간을 추가수당 없이 일했고 쓰레기 분리수거, 신발 수선, 생수통 운반 등의 잡다한 심부름까지 해야 했다고. 또한 원로배우의 아내로부터 막말까지 들었다고 주장하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는 주말을 포함해 휴일이 5일밖에 안 됐다며 "기본급인 월 180만 원만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원로배우에게 4대 보험을 들어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질책, 결국 해고했다고도 전했다. 이후 해당 원로배우는 이순재로 알려졌고, 논란이 심화됐다. 그러자 이순재 소속사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순재 측은 30일 오전 "이순재 선생님과 관련한 SBS 보도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보도됐다. 관련해 입장문을 현재 준비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입장문을 통해 밝히겠다"며 "선생님께서는 지난 60여년간 배우로 활동하시면서 누구보다 연예계 모범이 되고 배우로서도 훌륭한 길을 걸어오셨다. 당 사는 이 보도가 그동안 쌓아올린 선생님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순재의 매니저로 1년 6개월 간 일했다고 밝힌 백 씨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습니다"며 SBS의 보도를 반박했다.
매니저 업무 외의 일을 시킨 부분에 대해선 "연로하신 두 분만 생활 하시다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가끔 손녀, 손자가 집에 오긴 하지만요. 인터넷 주문은 전혀 못하셔서 필요하신 물건을 주문해드리고 현금을 입금 받았고, 생수병이나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드렸습니다. 집을 오가면서 분리수거를 가끔 해드린 것도 사실입니다"라며 "전 이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연로한 두 분만이 사시는 곳에 젊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들은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며 "지금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셨다고 하는데, 이건 제 잘못인 것도 같습니다. 제가 먼저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시라고, 도와드렸던 것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일들이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이순재 측에 힘을 실었다.
이 가운데, 이순재는 이날 오후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할머니(아내)가 잘못한 사실을 확인했다. 상황을 듣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전 매니저를 따로 만나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살면서 법적으로 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법적인 문제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원인 제공은 우리가 했고, 상대방은 젊은 사람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전 매니저의) 바람을 들어줄 용의가 있다"라고 법적 다툼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이순재는 "우리 일은 옛날부터 시간이라는 게 없었다. 밤을 새우고 새벽에 나가고 다시 또 밤을 새웠다. 이게 우리 작업의 순환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로서는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며 "나로 인해 이 문제가 생겼으니 근로시간 등 이런 부분에 대해서 리서치와 통계를 통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제도화하면 좋겠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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