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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26, LA 에인절스)에게 투수 복귀전은 악몽 그 자체였다. 그야말로 최악의 투구였다. 대선배 우에하라 고지(45)는 오타니의 투수 복귀전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한편, 응원의 한마디도 전했다.
일본언론 ‘닛칸스포츠’에서 평론가로 활동 중인 우에하라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닛칸스포츠’에 칼럼을 게재, 오타니의 투수 복귀전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2020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오타니가 팔꿈치수술 및 재활을 거쳐 치른 693일만의 투수 복귀전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오타니는 6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아웃카운트 없이 3피안타 3볼넷 5실점(5자책) 난조를 보였다. LA 에인절스 역시 줄곧 끌려 다닌 끝에 4-6으로 패했다. 오타니는 28일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설욕을 노렸지만, 삼진을 3차례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오타니가 선발투수로 1아웃도 못 잡은 것은 처음 겪어본 일이 아닐까 싶다”라고 운을 뗀 우에하라는 “직구였던 1구 구속은 92.5마일(약 149km), 2구는 93.5마일(약 150km)이었는데 한가운데로 몰려 안타를 맞았다. 상체, 하체 밸런스가 안 좋았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후 포수의 볼 배합에서도 변화구가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투타를 겸비한 ‘이도류’로 맹활약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8시즌에도 투타를 모두 소화했다. 하지만 2018시즌 종료 후 팔꿈치수술을 받아 2019시즌에는 타자만 소화했고, 올 시즌에 다시 투타를 겸비한 자원으로 돌아왔다.
우에하라는 “개인적으로는 타격보단 구위를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새삼스럽겠지만, 투수와 야수의 훈련 방식은 전혀 다르다. 투수는 어깨와 팔꿈치의 섬세한 근육을 단련하고, 보호하는 훈련을 메인으로 삼는다. 타격에 필요한 근력을 강화하는 훈련과 차이가 크다. 미국도, 일본도 투수와 야수가 따로 훈련하는 것은 성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근육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에하라는 이어 “훈련뿐만 아니라 타격, 투구이론도 점점 치밀해지는 게 현대야구다. 훈련과 이론을 묶어 정답을 찾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야구에 있어 투타를 겸비하는 것도 그만큼 만만치 않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오타니를 향해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던 이유다.
하지만 우에하라는 응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우에하라는 “오타니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이도류’로 팀에 협력하고 있다. 팀이 조금이라도 더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최선책이라는 대전제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선 결과를 내는 수밖에 없다. 오타니가 투수로 완벽하게 복귀해 ‘이도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우에하라는 미일 통산 100승-100세이브-100홀드를 달성한 후 은퇴한 전설적인 스타다. 2013년 포스트시즌 13경기서 1승 1패 7세이브 평균 자책점 0.66으로 맹활약, 보스턴 레드삭스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우에하라는 당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아웃카운트를 따내는 등 안정적인 구위를 뽐내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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