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안우진을 과감하게 스코어링 포지션에 투입했다. 결과는 실패. 키움 히어로즈가 겪을 수밖에 없는 성장통이다.
키움은 4일 고척 KT전서 2-4로 역전패, 최근 6연승을 마감했다. 최근 KT 위즈 타선의 응집력을 실감한 경기였다. 승부처는 역시 7회였다. 이영준이 안타 2개를 맞고 2사 2,3루 위기를 조성하자 손혁 감독이 황재균 타석에서 과감하게 안우진을 투입한 것이었다.
엄청난 승부수였다. 손 감독은 경기 전 "필승조 경험이 적은 안우진과 이영준은 이닝 시작과 함께 투입한다"라고 했다. 항상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실제 손 감독은 대부분 안우진과 이영준을 이닝 시작과 함께 올렸다. 두 사람은 아무래도 전문 필승조 경험이 부족하다.
반면 투심이라는 확실한 땅볼 유도 구종이 있는 김태훈과 사이드암 양현은 주자가 있을 때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손 감독은 6회 무사 1,3루 위기서 선발 이승호를 빼고 김태훈을 투입했다. 김태훈이 투심으로 유한준을 3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1실점했지만, 투수교체의 성공이었다.
그러나 7회에는 자신의 말을 뒤엎고 안우진을 스코어링포지션, 심지어 역전주자가 나간 상황서 투입했다.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가 됐다. 이영준이 1사 1,3루서 좌타자 조용호를 특유의 커터성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다음타자는 우타자 황재균. 최근 컨디션이 좋고, 노련하면서 한 방을 갖춘 우타자다. 필승조에게 1이닝씩 맡기는 걸 우선시하지만, 위기 상황이었다. 2-1 박빙의 리드. 한 방을 맞지 않아야 했다. 좌완 이영준으로 밀어붙이는 건 위험성이 있었다.
안우진은 150km을 육박하는 빠른 공이 최대무기다. 빠른 공으로 황재균의 방망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반면 변화구 커맨드는 여전히 약점이다. 황재균이 이 부분을 놓칠 리 없었다. 황재균은 처음부터 빠른 공만 노리고 들어온 듯했다. 1~3구 포심에 계속 파울을 쳤다. 2S. 안우진은 5~6구를 커브와 슬라이더로 선택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났다. 황재균이 침착하게 골라내면서 2B2S.
안우진은 결국 주무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폭투에 의한 실점 위험성까지 계산해야 했다. 초지일관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춘 황재균이 7구 153km 포심을 노려 역전 2타점 좌전적시타를 뽑아냈다. 황재균이 수싸움에서 안우진을 압도한 순간.
손 감독의 안우진 투입은 패착이 됐다. 키움도 그대로 역전패했다. 다만, 대권을 노리는 키움으로선 안우진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기본적으로 주자가 없는 상황에 많이 나가겠지만, 시즌 막판 혹은 포스트시즌서는 더 큰 위기도 버텨내는 맷집이 필요하다. 여전히 얻어맞기도 하고 막아내기도 한다.
분명한 건 손 감독이 셋업맨 안우진을 강하게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통을 극복하는 건 안우진에게 달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어야 황재균처럼 빠른 공에만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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