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급함이 없어졌다.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 오른손 외야수 허정협(30)은 일발장타력을 갖고 있다. 2019년에는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홈런왕(10개)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5년 입단 후 1군에선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작년의 경우 시즌 초반에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중반 이후 자취를 감췄다.
손혁 감독이 부임한 올 시즌, 허정협은 1군 붙박이 외야수로의 도약을 시도한다. 시즌이 반환점을 돈 시점. 성공적이다. 키움이 치른 81경기 중 53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출전 기회도 점점 늘어난다. 손 감독은 좌투수가 나오면 허정협을 5번 타자로 내세우기도 한다. 우투수가 나와도 중심타선 혹은 하위타선에 배치한다.
145타수 39안타 타율 0.269 4홈런 17타점 17득점. 39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는 단 8개다. 그러나 작년보다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다. 손 감독은 7일 고척 LG전을 앞두고 "자기 역할은 충분히 해준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손 감독은 "예년에는 유인구에 방망이가 많이 따라나갔는데, 올해는 참을성이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풀스윙만 하는 선수였다면, 지금은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한다"라고 했다. 물론 여전히 삼진이 적지 않은 편이다(삼진 33개-볼넷 16개). 다만, 기본적으로 정교한 타자가 아니다. 일발장타력이 있는 만큼 감수해야 할 부분도 있다.
허정협은 "타격코치님이 삼진을 당하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말라고 한다.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는 삼진을 많이 당한다. 내가 타석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간다. 유인구에 덜 속는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허정협은 "예전에는 삼진을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마음이 없다. 자연스럽게 조급함도 많이 없어졌다. 예전에는 잘해야 한다는 막연한 간절함을 갖고 했다면, 지금은 결과에 쫓기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 아들이 태어나고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물론 장타력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허정협은 "아직 감독님이 원하는 장타를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잘 맞으면 넘어가긴 하는데 많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나름의 타격훈련법은 있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타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훈련법을 잘 고안하는 지도자다. 허정협은 "영업비밀"이라고 했다.
키움 외야는 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 출루율과 수비력이 좋은 박준태가 붙박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다른 선수들이나 김혜성이 번갈아 맡는다. 임병욱의 복귀는 좀 더 미뤄졌다. 허정협이 장타력을 좀 더 업그레이드 하면 외야 주전경쟁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키움 허정협.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