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 독하게 얘기를 하는군요."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선수의 심리를 굉장히 중시한다. 선수의 마음에 상처가 될 말을 되도록 자제하고, 단점도 어지간해선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에겐 까칠(?)하게 대한다.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투수로 돌아섰다. 기복이 심한 약점이 있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크게 부진했다. 결국 7월 5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10.23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8월에는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77로 회복세. 키움의 선두 도약 여부가 걸린 18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현희가 7월 중순 이후 눈에 띄게 살아난 건 체인지업 덕분이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좌타자 상대가 수월해졌다. "매일 2~300개씩 연습했다"라는 말이 화제가 됐다.
그러자 손혁 감독은 "진작 그렇게 연습해야 했다.", "닥쳐야 하는 스타일" 등등 한현희를 바짝 자극했다. 이미 "본인이 이겨내야 자리를 보장 받는다"라고 경고 메시지를 날린 뒤였다. 손 감독 말대로 한현희는 자신의 자리가 위험해지자 체인지업 완성도를 높여 정상궤도에 올랐다.
손 감독은 "독하게 말한다고 하지만,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성격이 능글능글하고, 자신과 농담도 자주 주고 받을 정도로 대담한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감독의 쓴소리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스타일. 손 감독은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에 상처를 받는 성격이면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 손 감독은 한현희가 아직 갖고 있는 재능을 실전서 100% 발휘하지 못한다고 본다.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정말 좋은 재능을 가진 투수다. 안주하면 안 된다. 몸이 유연하고 부드럽고, 탄력, 순발력도 엄청 좋다. 145km를 던지면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이닝을 던져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스타일) 던진다"라고 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뒷다리를 들었다. "현희의 투구 영상을 보면 공을 던지기 전에 뒷다리가 떨어진다. 지지대가 떨어진 상태에서 공을 던져도 145~146km이 나온다"라고 했다. 그만큼 유연성과 탄력이 타고 났다는 뜻이다.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좋고, 스테미너도 대단하다. 선발투수로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손 감독은 "항상 좌타자에게 어려움을 겪었다. 그걸 해결하면 정말 좋은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체인지업을 하루에 2~300개씩 연습한 건 "5년 전부터 그렇게 했으면"이라면서 "본래 캐치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3~40%의 힘으로 던지면서 감이 좋으면 강하게 던졌다"라고 했다. 스스로 강도를 조절하면서 연습했다는 뜻이다.
한현희는 아직 정상급 선발투수로 보긴 어렵다. 대신 손 감독의 쓴소리를 보약 삼아 조금씩 좋아질 조짐도 보인다. 참 흥미로운 관계, 재미 있는 투수다.
[한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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