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예수정(65)이 노인과 어른은 "따로 놓고 봐야 한다"고 소신껏 목소리를 냈다.
예수정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69세'(감독 임선애) 홍보차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마이데일리와 만났다. 그가 출연한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옷을 차려 입고 늘 정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노인답지 않다고 듣는 인물, 효정으로 분한 예수정은 이날 자신이 생각하는 노년의 모습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노년에 대한 지론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저는 지론 같은 건 잘 모른다"라고 말하며 웃다가 "최근 들어 노년의 모습을 생각하게 됐다. 광화문 집회 때문이다"라고 속 시원히 고백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에도 집회 등을 개최해 사회적 우려를 더한 일부 노년층을 언급한 것이다.
예수정은 "지금 머리가 희끗한 분들은 과거 정자세로 가다듬고 태극기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았다. 나라를 버린 인물도 그만큼 태극기에 대한 존중이 있다. 하지만 나처럼 머리가 희끗하신 분들이면 똑같이 나와 배우며 사셨을 텐데. 그런데 그런 분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민의 광장을 나간다. 소리를 지르고 나쁜 글씨란 나쁜 글씨는 다 적는 걸 보며 참담했다. 나와 같은 노년의 모습이 저런 건가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제 주변에도 노인이 참 많다. 저희 어머니부터 이모, 제 친구들까지. 이 분들은 그런 노인의 모습이 아니다. (앞서 말한 노인의 모습은) 극히 일부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미디어 등에서 오히려 잘 튀니까.(웃음) 그렇게 마주하는 노년의 모습은 참으로 보기 싫고,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게 간다면 중간에 내리고 싶은 거다. 그래서 나는 노년과 어른을 따로 놓고 생각한다. 어른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더더욱 공적인 일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삼가도록 해야 한다. 자기가 책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아우르는 모습도 있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꿈을 향해 가는 청춘, 항상 왕성하게 살아가는 중년, 아이를 책임지고 살아가는 등 이러한 과정을 밟고 50이 넘어가면 어른의 모습이 사라진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노년이 더 많다. 그들은 워낙 조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가 없다. 보통 자식 앞에서 그윽한 모습, 사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부끄러워하니까. 그걸 보여주는 게 대중매체나 예술가다. '69세'의 미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작품 속에서는 69세 여성이라는 주인공이 소수,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비교적 정신을 챙기고 살아가는, 일반적인 노년의 모습이다. 사실적인 노년의 모습을 그렸다는 것, 그게 이 작품의 미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24회 부산 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선정돼 소개된 후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한 '69세'는 20일 개봉한다.
[사진 = 엣나인필름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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