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예능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재미와 정보, 두 가지를 다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18일 밤 방송된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나의 판타집'에서는 꿈꾸던 집에 입성한 양동근 가족, 이승윤 가족, 가수 겸 배우 허영지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의 판타집'은 연예인들이 평소 꿈꾸던 집에 실제로 살아보는 내용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거주감 체크 리얼리티 방송'이라는 새 장르를 강조하며 "기존에 볼 수 없던 방송 콘셉트"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MC진도 이날 '나의 판타집' 기획 의도에 대해 "집을 구할 때 둘러볼 때 30분도 안 본다. 집은 한 번 결정하면 바꾸기가 힘들다"라고 밝혔다. 류수영도 "차 살 때만 해도 잠깐 몰아보지 않나. 요즘 유행하는 건 서울에서 타고 부산까지 가본다. 주유소도 가보고 그런다. 우리도 집에서 살아보며 거주감을 느껴보는 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나의 판타집'은 명확하지 않은 콘셉트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위함이라고 앞서 밝힌 바 있지만 연예인들의 흥미로운 경험,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양동근은 바라던 대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테마파크' 단독주택을 만났고, 이승윤은 남자의 로망이었던 영화 '아이언맨' 속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집과 꼭 닮은 곳을 찾았다. 허영지는 휴식에 제격인, 자연 향기가 가득한 하우스에 입성했다.
주변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압도적 스케일의 집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천편일률적이고 표준화된 집 구조에 답답함을 느꼈던 시청자들에게도 흥미를 안길만 했다. 다만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를 언급하며 "연예인 버전 '구해줘 홈즈' 같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집을 구해주는 '구해줘! 홈즈'와 달리 연예인들이 출연자이나 그 외 차별점이 없다는 것이다.
또 연예인들에게만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제공한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는 반응도 있었다. 비연예인들은 접근하기 힘든 스케일일뿐더러 탐색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에게 '집'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집을 선택할 때 고민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는 지점에서 색다른 시도로 볼 수 있는 '나의 판타집'이다.
MC로 등장한 건축가 유현준은 "'나의 판타집'은 집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라고 하기보다는 사람을 이해해나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첫 방송에선 이러한 의도가 읽히지 않았다. 추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며 기존 집 예능들과 차별점을 두고 나아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