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냥 공격적으로 던지는 스타일이다."
키움 오주원은 특별하지 않은 좌완투수다. 130km대 중반의 포심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는다. 2019년에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조상우가 시즌 중반 어깨통증으로 이탈하자 마무리를 꿰찼다. 57경기서 3승3패18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32.
올 시즌 2년 7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출발은 또 다시 중간계투. 흔들렸다. 5월 10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9.00. 2군에서 재조정했다. 2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들였다. 안우진이 불펜에 합류했다. 양현, 이영준, 김상수 등 기존 필승계투조도 건재했다. 키움으로선 오주원을 무리하게 빨리 1군에 합류시킬 필요가 없었다.
전천후 김태훈이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우자 1군에 돌아왔다. 19일 고척 NC전서 양의지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은 걸 제외하고는 순항한다. 복귀 후 6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4.50. 스코어가 벌어진 경기서 두 차례 등판하며 감각을 찾았다. 최근 6~7회에 필승계투조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5월에 좋지 않았던 건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손혁 감독은 "밸런스를 2군에서 조정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잡혔던 타구들이 (외야로)빠져나가면서 혼동이 됐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 5월 부진은 불운한 탓이 컸다는 것이다.
오주원은 작년 시즌 도중 기자와의 인터뷰서 "마운드에서 항상 차분하다. 마무리에게 1세이브가 소중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1이닝을 막자'는 마음이다. 기록에 큰 의미는 없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게 기본이라는 걸 안다. 2군에서의 2개월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가다듬는 시간이었다. 오랜 경험을 통해 내공이 탄탄한 투수. 그래서 결코 평범하지 않다.
퓨처스리그 9경기서 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7.71이었다. 그러나 1군에 올라오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이다. 손 감독은 "2군은 1군보다 공격적이다. 2군에서의 오주원 성적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몸 상태만 봤다. 피안타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안우진이나 조상우 같은 투수이라면 150km이 나와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그러나 오주원에게 어차피 145km나 150km를 바라는 건 아니다. 타자를 상대할 수준만 되면 된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키움 불펜에 반가운 존재다. 긴 이닝을 던질 수는 없어도 경기 중, 후반 어떤 상황에든 투입 가능하다. 최원태가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김태훈이 선발진에 합류한 상황. 오주원이 김태훈이 불펜에서 해냈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영준의 몫을 분담할 수도 있다. 김상수, 안우진, 양현이 쉬어야 할 때 대신 1이닝을 확실하게 막을 수도 있다.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지만, 풍부한 경험과 좋은 커맨드가 최대강점이다.
손 감독은 "오주원은 상황에 맞게 쓰려고 한다. 처음에는 편안한 상황에 던지게 했는데, 그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그냥 공격적으로 던지는 스타일이다. 마무리 경험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오주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