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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이 KBO리그에 입성한지 약 1개월이 흘렀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주전유격수로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꼈다. 중앙내야수비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급으로 인정 받았다.
실제 타구를 잡고 글러브에서 빼서 송구를 하는 속도와 정확성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현장지도자들의 극찬이 쏟아졌다. 동료 김혜성은 수비하는 과정에서의 경쾌한 스텝을 주목했다. 손혁 감독과 김치현 단장은 좋은 인성에 대한 칭찬도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말대로 "뭔가 수준이 다른" 선수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실책이 몇 차례 나왔다. 손쉬운 타구에 대한 포구 실수가 대부분이었다. 올 시즌 165⅓이닝을 소화하면서 5개의 실책을 범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25일 경기까지) WAA(평균대비수비승리기여)는 0.097. 똑같이 수비로 주목을 받은 롯데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가 741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4개의 실책을 범한 것과 대조된다. 마차도의 WAA는 1.467로 리그 1위다.
다만, 러셀의 개막 1개월 성적표를 절대적인 경쟁력으로 보는 건 성급하다. 일단 러셀은 실전공백기간이 다른 외국인타자들보다 훨씬 길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입국과 동시에 2주 자가격리를 거쳤다. 사실상 충분한 빌드업 없이 2군에서의 두 차례 실전만 거쳐 곧바로 1군에 올라왔다.
때문에 손혁 감독은 러셀에게 2루수, 지명타자도 번갈아 맡겼고, 8월 초에는 두 경기 정도 완전히 쉬게 하기도 했다. 자신의 리듬에 맞게, 여유 있게 컨디션을 관리하라는 배려였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도 타격 그래프는 나쁘지 않다. 23경기서 98타수 26안타 타율 0.299 1홈런 11타점 12득점.
23일 고척 KIA전서 타구를 쫓다 박준태와 충돌, 정강이를 다쳤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25일 수원 KT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경기후반 투입,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26일 경기서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역시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손 감독은 25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집중력과 체력은 연계된다. 체력이 떨어지면 실수도 나온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키움은 러셀 외에도 김하성과 김혜성이라는 걸출한 유격수 두 명이 있다. 실제 두 사람은 유격수에 대한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팀을 위해 다른 포지션에서 헌신한다. 한편으로 러셀에 대한 존중도 담겨있다.
중요한 건 순위다툼이 본격화하는 지금부터다. 다른 주축선수들은 체력과의 싸움을 하겠지만, 23경기만 치른 러셀은 오히려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공수지표 모두 1~2개월 이후를 볼 필요가 있다. 그때 러셀의 진정한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다.
[러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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