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태도가 좋다."
장재영(덕수고,18)은 예상대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은 올해 서울 1차지명 우선권을 가졌다. KBO리그 진출을 선언한 장재영을 지명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장재영의 잠재력은 지난 몇 년간 KBO에 입성한 신인들 중 최고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150km을 넘는 패스트볼을 손쉽게 던진다. 키움에 따르면 최고 157km까지 찍었다. 여기에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다만, 제구력에 기복이 있다는 평가다. 실제 7월28일 대구고와의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32강서 사사구 4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그래도 기대가 더 크다. 150km 중반을 찍는 강속구 투수는 타고나야 한다. 인위적인 육성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손혁 감독은 25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1에서 10(완성도 혹은 레벨)으로 보면, 제구는 노력으로 8에서 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속도는 5~6에서 한계가 있다"라고 했다.
키움은 10개 구단 최고의 육성 시스템을 보유했다. 장재영도 1차 지명 직후 "키움은 평소 가고 싶었던 팀이다. 훌륭한 선배님이 많이 있다. 육성시스템도 KBO리그 최고"라고 했다. 입단 후 1~2년간 체계적으로 다듬고, 장점을 살리면 결국 잠재력을 터트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손 감독은 그라운드 밖을 주목했다. "감독님이 아들 지도를 어릴 때부터 잘 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손 감독이 말하는 '감독님'은 아버지 장정석 KBS N 해설위원이다. 키움의 전임 감독이기도 하다.
손 감독은 장 위원의 히어로즈 운영팀장 시절 투수코치로 재직했다. 그러나 당시 두 사람이 장재영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은 없었다. 손 감독은 "(장재영을)아주 어릴 때 한번 본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장 위원은 감독 시절에도 취재진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아들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
아버지는 공교롭게도 아들이 입단하기 전에 팀을 떠났다. 그러나 후임 감독은 아들의 성장에 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바람직한 교육이 있었다고 본다. 유망주의 그라운드 밖에서의 좋은 태도는 결국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
손 감독은 "아직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야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야구에 대한 태도가 좋다고 알고 있다. 연습도 많이 하는 선수라고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보탰다. "매년 좋은 신인은 나온다. 선수가 얼마나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고, 얼마나 야구에 대해 존중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는 그런 것들에 따라 많이 바뀐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장재영의 좋은 자세와 좋은 마인드가 타고난 재능과 결합, 프로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손 감독은 "영상으로만 봤는데, 폼이 부드러운 것 같다. 그 정도의 선수가 1차 지명으로 팀에 오면 당연히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2020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2021시즌 키움의 관전포인트 한 가지가 생겼다. 보직, 활용법 등은 2021시즌의 행복한 고민이다. 손 감독은 "나도 궁금하다. 빨리 보고 싶다. 갖고 있는 걸 계속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라고 했다.
[장재영(위), 손혁 감독(아래).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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