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내려 놓은 지 오래다."
SK 와이번스 우완투수 문승원은 올 시즌 19경기서 단 4승만 거뒀다. 4승7패 평균자책점 3.95. 평균자책점이 아주 낮은 건 아니지만, 임찬규(LG 트윈스, 3.88)에 이어 국내투수 2위다. 111⅔이닝으로 국내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문승원은 지난해 11승7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8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팀 타선의 부진과 불펜 난조 등이 겹쳐 좀처럼 승수 쌓기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 27일 인천 KIA전서 모처럼 야수들과 조화를 이뤘다. 본인도 7이닝 4피안타 9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잘 던졌고, 득점 지원도 적시에 받았다.
문승원은 "고민도 많이 하고 트레이닝 파트와 얘기도 많이 했다.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었는데 (이)재원이 형이 경기 전 얘기한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을 실행하고 대화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커맨드가 좋아졌다. 문승원은 "처음에는 변화구 제구가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이닝 교체할 때도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계속 던지다 보니 감이 생겼다. 경기 후반에는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었다. 커브와 직구를 많이 던지려고 했다. 커브가 좋아서 재원이 형이 많이 사인을 냈다"라고 했다.
문승원은 승수가 적은 것을 두고 "내려놓은 지 오래다. 승수에 신경을 쓰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지 못한다. 그걸 신경 쓰면 기분이 다운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지난 경기에 못 던졌다고 마음가짐이 남다르지도 않다. 매 경기 똑같은 마음으로 던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개인 시즌 최다이닝(2017년 155⅓이닝)을 넘길 수 있는 페이스다. 문승원은 "선발이라면 이닝 욕심이 있다. 그동안 멘탈이 많이 좋아졌다. 2018년 초에 잘 던졌는데 웃지 못했다. 그때는 '잘 던지고 승리 못하면 어떻게 하냐' 이런 생각도 했다. 요즘에는 그렇게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다음에 준비 잘해서 잘 하면 되니까"라고 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 이후 통화했다. 김광현은 문승원의 등판 내용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는 문승원에게 "잘 던지고 연락해라"고 했다.(물론 농담이었다) 문승원은 김광현에게 "축하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현이 형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혹시 문승원 본인은 메이저리그 진출 생각이 없을까. "메이저리그요? FA도 안 보여요"라고 했다. 대졸 문승원은 풀타임 5년차다. 2~3년 정도 다 기다려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문승원.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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