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육성도 계획적으로 해야 팀이 잘 돌아가는데…"
SK 와이번스의 2020시즌은 실패로 향하고 있다. 아직 43경기가 남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염경엽 감독도 "육성도 계획적으로 해야 팀이 잘 돌아가는데, 시작부터 꼬이고 부상자가 많아지면서 계획 자체가 틀어졌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2021시즌을 위해 잔여경기서 내실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득점력 업그레이드라는 최대 과제는 말할 것도 없다. 마운드 역시 리뷰와 재건을 위해 2021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일단 선발 등판하는 투수의 숫자가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염 감독은 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6일 두산전 선발투수는 오원석"이라고 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좌완이다. 1군에선 4경기에 나섰다. 퓨처스리그서는 최근 꾸준히 선발 등판했다. 승리는 없었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5이닝 무실점했다.
1군에서 선발로 기회를 줄 만한 투수가 많지 않다는 게 염 감독 설명이다. 1군에 부상자가 많이 나오면서 준비가 덜 된 채 1군에 올라온 투수들이 있다. 염 감독은 "더 준비해야 나중에 1군에서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데, 모든 것이 잘 안 되다 보니 그렇다"라고 했다.
오원석과 함께 1군에서 선발등판 기회를 잡을만한 투수로 정수민이 있다. 작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서 SK로 옮겼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했다. 최근 퓨처스리그에 나섰다. 염 감독은 "정수민과 오원석에겐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했다.
이들이 1군 실전서 어느 정도 통하는지 지켜보고, 장단점을 파악해 2021시즌 준비를 하겠다는 의도다. 2021시즌에 1군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어울리는 보직은 무엇인지 탐색할 수 있다. 또한, 8월 초 퓨처스리그서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마무리 하재훈도 상황에 따라 10월에 1군에 올려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활이 완벽히 끝나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기존 투수들도 움직인다. 예를 들어 최근 SK 포수들은 도루저지율이 향상됐다. 팀 성적과 별개로 고무적인 대목. 염 감독은 "투수들이 바뀐 것이다. 핀토도 슬라이드스텝이 2초30 안에 들어왔다"라고 했다.
투수들이 슬라이드스텝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포수에게 허락되는 시간도 살짝 늘어난다. 물론 포수들도 간결한 연결 동작, 강하고 정확한 송구를 부단히 연습한다고 봐야 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SK의 도루저지율은 4일까지 30.6%로 6위다.
염 감독은 "워낙 도루를 많이 내주다 보니 투수들이 폼을 수정하고 있다. 이제 조금씩 되는 것 같다. 슬라이드스텝은 최소한 2초30, 견제는 2초 안에 해야 한다"라고 했다. 연습과 실전 확인을 통해 부작용을 극복하면서 좋아지고 있다.
투구 폼이 큰 박종훈(언더핸드)은 기본적으로 빠른 발을 가진 주자를 최대한 덜 내보내려고 한다. 주자를 내보내더라도 타자와의 승부에 최대한 집중한다. 기본적인 전략. 그러나 나름대로 주자견제를 위해 많이 노력한다.
염 감독은 "종훈이가 도루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상체를 숙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투구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너무 숙이면 견제가 안 되니까 나름대로 코치들과 상의도 하고 노력을 한다"라고 했다. SK 마운드의 고민에 대한 결실은 길게 보면 내후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SK 염경엽 감독(위), SK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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