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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라울 알칸타라의 시즌 12승 뒤에는 아내의 똑 부러지는 조언이 있었다.
두산 베어스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최근 3연승, 홈 4연승을 달리며 공동 4위에서 단독 4위로 도약했다. 시즌 56승 3무 43패.
알칸타라는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2승(2패)째를 올렸다. 시즌 한 경기 최다 볼넷을 기록하는 등 평소보다 제구가 흔들렸지만, 2회와 5회 만루 위기서 수비 도움을 받으며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km까지 나왔다.
알칸타라는 경기 후 “좋은 수비를 펼쳐준 야수들에게 감사하다. 오늘 볼넷이 많아 만루를 두 차례나 자초했지만 수비진 덕분에 막는 경험을 했다. 감사하다”고 야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친정팀 KT를 상대로 3경기 만에 첫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난 6월 4일 5이닝 5실점, 8월 14일 6이닝 3실점으로 그 동안 KT만 만나면 평소보다 힘이 들어갔던 알칸타라였다.
알칸타라는 “KT를 만나면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내 능력 이상을 요구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은 아내의 조언 덕분에 힘을 빼고 던질 수 있었다. 알칸타라는 “경기 전 아내가 KT를 상대할 때 긴장을 풀고 던지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웃으며 “오늘은 다른 팀과 똑같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임했다”고 밝혔다.
알칸타라 아내는 스트라이크콜에 종종 예민해하는 남편의 모습과 관련해서도 조언을 건넸다. “내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인데 볼로 판정될 때 예민해진다”는 알칸타라는 “그럴 때마다 아내가 ‘심판도 사람이고 네 생각과 다를 수 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네 공을 던져라’라는 말을 해준다”고 전했다.
아내의 조언으로 알칸타라 역시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한층 유연해진 태도를 갖게 됐다. 그는 “심판이란 직업이 9이닝 동안 집중을 해야 하는데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충분히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알칸타라는 호수비로 도움을 준 박건우에게 9일 커피를 사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알칸타라는 “선수들이 내 등판 때 좋은 플레이를 하면 꼭 커피를 사달라고 한다”고 웃으며 “내일 커피와 퀘사디아를 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박건우의 생일. 퀘사디아가 생일선물이냐고 묻자 “생일선물은 포옹”이라고 말하며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알칸타라는 12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0승 선점 후 승운이 없었지만, 최근 다시 흐름을 탄 모습이다. 다승왕 욕심이 있냐고 묻자 “선발투수라면 누구나 욕심이 있을 것”이라며 “나 역시 마찬가지다. 최대한 승수를 많이 쌓아 최고의 투수가 되고 싶다. 남은 등판에서 모두 승리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알칸타라는 끝으로 9일 부상 복귀전을 치르는 크리스 플렉센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그는 “팀원들이 모두 보고 싶어했다. 그래도 우리가 그의 빈자리를 채우며 잘 왔다”며 “이제 남은 시즌 플렉센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상 없이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였다.
[라울 알칸타라.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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