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두 명의 뉴 페이스를 건졌다. SK 와이번스의 2020시즌 최대 수확이다.
SK 염경엽 감독과 박경완 감독대행은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이 물 건너갔음에도 승리를 외쳤다. 이기는 분위기와 문화에 익숙해져야 팀 내 건전한 경쟁이 활성화된다고 믿었다. "성적 없는 리빌딩은 없다"는 염 감독의 말은 KBO리그 역사가 어느 정도 증명한다.
SK는 한화 이글스 다음으로 많이 졌다. 그래서 최지훈과 이건욱의 발견은 고무적이다. 숙원사업과도 같은 센터라인 리빌딩은 올 시즌에도 지지부진하다. 대신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톱타자와 문승원, 박종훈을 뒷받침하는 토종 선발투수 한 명을 발굴했다.
대졸신인 최지훈은 91경기서 타율 0.274 1홈런 17타점 48득점 12도루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다. 박 감독대행은 최지훈을 꾸준히 톱타자로 내세운다. 간혹 다른 타자를 톱타자로 내세웠으나 어디까지나 옵션B였다.
모든 코스에 강점을 보이는 건 아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컨택트 능력이 좋다. 신인들은 장기레이스 소화 노하우가 없다. 실제 7월 타율 0.211에 그쳤다. 이후 8월 0.279, 9월 0.289로 다시 치고 올라오며 자기 자리를 지켰다.
발이 빨라 수비범위도 넓다. 12일 인천 롯데전 끝내기 슈퍼캐치는 최지훈의 잠재력을 고스란히 설명한다. 현재 김강민과 함께 출전하면 코너 외야를 맡는다. 훗날 김강민이 은퇴하면 풀타임 중견수도 가능해 보인다.
2014년 1차 지명자 이건욱은 작년까지 1군에서 단 3경기에만 등판했다. 부상이 잦았다. 그러나 올 시즌 닉 킹엄의 대체 선발로 뛰다 완전히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20경기서 6승6패 평균자책점 4.86.
기복 있는 투구를 한다. 그래도 패스트볼 구위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 품질을 종합할 때 풀타임 선발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 12일 인천 롯데전서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6승을 달성했다.
SK는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대신 김태훈을 선발진에 넣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대신 이건욱이라는 뉴 페이스를 얻었다. 2021년 선발로테이션에 다시 외국인투수 두 명을 채워도 토종 선발투수는 많을수록 좋다.
물론 최지훈과 이건욱에겐 더 많은 경험과 데이터와 표본이 쌓여야 한다. 흔히 말하는 애버리지를 평가하려면 2~3년 정도를 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가능성, 기량은 어느 정도 증명했다. 이 부분이 간과될 이유는 없다. 상처 뿐인 SK의 2020시즌에도 웃을 일이 없는 건 아니다.
[최지훈(위), 이건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