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라인업에서 빼기가 참 어려워요"
이강철 KT 감독이 '행복한 고민' 하나를 전했다. 바로 문상철(29)에 대한 이야기였다. 문상철은 요즘 KT 타선을 이끄는 중심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감독도 "최근에는 치면 넘어간다. 영양가 있는 홈런을 치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수비 포지션이 애매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라인업에서 빼기에는 문상철의 타격감이 너무 뜨겁다.
문상철은 이미 퓨처스리그를 지배했던 사나이. 그러나 막상 1군 무대에서는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발현하지 못했던 그였다.
그래서 과감하게 변화를 택했다. 타격폼을 거의 뜯어 고치는 수준으로 바꾼 것이다. 문상철은 자신의 기존 타격폼으로는 하체의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고 왼발을 고정한 상태에서 타격하는 기술을 터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문상철이 떠올린 '과외 선생님'은 바로 한화의 김태균. "군에서 전역하고 시간이 지났지만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새롭게 입히자'는 생각으로 김태균 선배의 타격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는 문상철은 "우리 팀에는 오른손 타자들이 왼발을 딛고 치는 타자가 없어서 한화에 있는 이해창 형과 추승우 코치님을 통해 '김태균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느냐'고 여쭸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문상철이 김태균과 대화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직접 이야기를 나누니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었다. 문상철은 "김태균 선배가 운동 방법과 타이밍을 잡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셔서 말씀을 듣고 영상을 보니까 이해하기 수월했다"라고 회상했다.
문상철이 김태균에게 조언을 들은 시점은 7월이었고 공교롭게도 그 이후 문상철의 방망이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지난 2일 수원 LG전에서는 8회말 3-2 리드를 안기는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문상철은 "지금 타격감이 좋은 것은 사실이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있으니 기대에 부응하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 요즘 그래도 조금씩 경기를 나가면서 좋은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 안주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시즌을 끝낼 수 있도록 잘 하겠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문상철의 '비상'처럼 KT 역시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문상철.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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