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허경민이 짧고 굵은 한마디로 남은 21경기 반등을 다짐했다.
두산은 지난 2일 잠실 KIA전에서 14-3 대승을 거두며 다시 공동 5위로 올라섰다. 2-3으로 뒤진 6회 대거 7득점을 비롯해 7회 1점, 8회 4점을 추가하며 9월 6일 잠실 SK전(10-0 승리) 이후 26일-22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중심에는 허경민이 있었다.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5타점 1볼넷 1득점 맹타로 리드오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1회 첫 타석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4-3으로 앞선 6회 무사 만루서 승기를 가져오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고, 12-3으로 리드한 8회 2사 1, 3루서 2타점 2루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허경민이 한 경기 5타점을 올린 건 지난 2016년 7월 12일 창원 NC전(6타점) 이후 두 번째다.
허경민은 경기 후 “물론 오늘 하루지만 이런 날도 있어야 한다. 3타점 이상 경기가 거의 없는데 타점을 많이 올리니 어깨가 펴진다”고 밝게 승리 소감을 전했다.
6회 싹쓸이 2루타의 공은 앞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리드를 만든 오재일에게 돌렸다. 허경민은 “앞에서 (오)재일이 형이 좋은 선구안으로 리드를 만들었다. 동점이었다면 부담됐을 텐데 이기고 있어 마음이 가벼웠다”며 “어떻게든 맞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상대 구위가 좋았지만 유일하게 칠 수 있는 코스로 공이 왔다.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등판도 집중력 발휘에 도움이 됐다. 허경민은 “1선발이 나오는 경기에서 이겨야 연승이 가능하다. 지면 팀이 좋지 않은 상황이 된다.”며 “알칸타라가 좋은 구위로 야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도 있다. 좋은 효과다”라고 고마워했다.
허경민은 이날 5타점 활약으로 KIA전 강세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허경민의 시즌 KIA 상대 타율은 무려 .548(31타수 17안타). 팀도 지난해 13승 3패에 이어 올해도 10승 3패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는 “KIA에 좋은 투수들이 많아 아무래도 좀 더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또 광주(고향)에 가면 부모님을 만나기 때문에 좋은 기운을 얻는다”고 밝혔다.
디펜딩챔피언 두산은 전날 경기에 앞서 단독 6위까지 떨어지며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지난해 이맘때 홈에서 NC를 꺾고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면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에 주장 오재일이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갖고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허경민은 “(오)재일이 형이 ‘지금 이렇게 마무리되면 슬프지 않겠냐’며 ‘남은 21경기 그 이상의 경기를 해보자는 마음을 갖자’는 조언을 했다. 힘든 와중에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아 힘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순위가 낯설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각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경민의 남은 시즌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팀의 반등이다. 이날 14득점을 발판 삼아 위로 쭉쭉 올라가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허경민은 “우리에게 좋은 흐름이 한 번만 오면 되는데 그 동안 안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그래도 오늘을 계기로 좋은 기운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다른 건 없다. 우리는 반등해야 한다. 이 말밖에 드릴 게 없다”고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허경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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