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성적이 떨어지면 내가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다."
3위 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막판 위기를 극복할까. 6일 고척 NC전을 극적으로 잡으면서 한 숨 돌렸다. 2위 KT가 패배하면서 승차 없이 추격했다. 시즌 막판 순위다툼은 살얼음이다. NC 다이노스와의 선두다툼은 허무하게 끝났다. KT 위즈와의 2위 다툼도 결코 전망이 밝지 않다. KT보다 6경기를 더 치렀기 때문이다. 심지어 2경기 차의 4~5위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에 역전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키움은 이 팀들보다 최소 4경기, 최대 9경기를 더 치렀다.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항상 시즌 진행속도가 빠르다. 더구나 올 시즌은 장마기간이 길었던 탓에 취소경기가 많다. 그러나 키움은 올 시즌 원정경기 취소도 예년보다 적다. 18일까지 일정을 소화한 뒤에는 두산 원정 2경기만 치르면 시즌 끝이다.
즉, 키움은 다른 팀들보다 자의로 순위를 결정할 확률이 가장 떨어진다. 스스로 반등할 기회가 적다는 뜻이다. 결국 다른 팀들의 잔여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잔여 13경기가 정말 소중하다.
문제는 좀처럼 팀이 반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8월 말부터 흔들리더니 9월에는 12승1무14패로 주춤했다. 10월에도 2승3패로 썩 좋지 않다. 근본적으로 박병호의 부진 및 이탈, 제리 샌즈의 퇴단이 중심타선 약화를 초래했다. 쉽게 말해 타점 합계 200개를 기대할 만한 기둥이 뽑힌 셈이다.
에디슨 러셀은 안간힘을 쓰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다. 6일 경기서는 급기야 번트안타를 생산했다. 장타력, 클러치능력이 떨어져 중심타선에서 밀려났다. 손혁 감독은 "본인도 잘 안 맞다 보니 고민이 있는 것 같다. 타격코치와 얘기를 나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좋을 때도 있다. 안 좋은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선발진은 완전체를 갖췄다. 최원태, 이승호, 한현희가 기복은 있지만, 그래도 최근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또 하나의 문제가 시즌 초반보다 불안한 불펜이다. 9월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이영준은 아직 복귀시점이 잡히지 않았다. 전천후 요원 김태훈과 양현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타선의 응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데다 불펜이 다소 흔들린다. 경기 중반 이후 힘이 상당히 떨어지는 실정이다. 6일 NC전은 오랜만에 경기 막판에 상대와의 힘 대결서 이긴 경기였다. 그러나 여전히 다소 불안하다. 손혁 감독이 타순을 적극적으로 뒤흔드는 등 안간힘을 쓰는 실정이다.
손 감독은 "팀 성적이 떨어지면 내가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다. 코치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선수들도 벤치에서 분위기도 잘 띄운다. 감독이 부족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병호가 돌아올 것 같고, 이정후도 큰 부상이 아니다. 분위기만 처지지 않으면 된다"라고 했다.
손 감독 말대로 박병호와 이정후가 반등 카드다. 박병호(손등 부상)는 약 2개월의 공백을 딛고 한화와의 주말 원정 3연전서 복귀를 노린다. 이정후(어깨 부상)는 6일 경기서 대타로 나섰다. 곧 선발라인업에 돌아온다.
키움의 위기는 7~8월 줄부상을 서서히 극복하기 시작한 9월부터 본격화됐다. 올 시즌 박병호는 건강하게 뛸 때도 부진했다. 이정후와 김하성이 시즌 내내 분전했으나 팀 타선 전체의 응집력 약화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잔여 13경기에 나서는 모든 타자와 투수의 분전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이달 말 KT, LG, 두산에 의해 순위가 결정될 운명이다. 6일 경기처럼 막판까지 힘을 짜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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