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도라지 위스키가 잘 어울리는 목포
코로나19 시대는 우리의 삶을 참 많이도 뒤바꿔 놓았다. 연예인이 낯을 가리기 위해서 주로 썼던 검은 마스크가 일상화 되었고 방역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고향 방문조차 유보된 시대. 이런 세태가 아쉬웠는지 어느 작가가 올 추석 풍경을 네 글자로 축약해 추효정답(秋孝情答)이라고 표현했다. 추석을 의미하는 가을 추(秋), 찾아뵙지 않는 게 효(孝), 모이지 않는 게 정(情), 움직이지 않는 게 답(答)이라면서 내놓은 말을 접하고 보니 이제 낭만(浪漫)은 사라지나 싶어 가슴이 답답해진다. 아마도 이런 마음의 상태가 ‘코로나블루’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블루’란 코로나와 우울증을 대표하는 블루의 색감을 표시한 합성어로서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일컫는 신조어다.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이 길어지면서 언제 감염될지 모를 공포를 느끼고, 무기력함과 불안감에 시달려 낭만을 즐길 여유조차 사라진 시대에 전남 목포시가 ‘낭만’을 들고나와 우리를 위로한다.
<낭만 항구>는 목포시 브랜드다. 낭만이 사라져 가는 코로나블루 시대에 <낭만 항구>로 전국민의 감성을 자극하는 걸 보면서 “아! 이건 신의 한수다!”라는 생각에 무릎을 쳤다. 낭만의 사전적 의미는 ‘감정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적 상태 또는 그런 심리 상태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다. 낭만은 손으로 만져지지 않은 무형이기에 그 가치를 저울로 잴 수 없다. 삶에서 낭만이 사라지면 그 삶은 사막과 같다. 낭만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것을 봐도 감동할 수 없고, 사람에 대한 연민도 사라져 사랑도 잃게 된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음미하기 위해서는 심장에 <낭만>이란 걸 장착해야 한다.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밤 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섹스폰소리의 풍미와 지나간 청준에 대한 애절함. 그 낭만을 음미하려면 목포에 한번 방문해봐도 될 것같다.
김종식 목포시장 유튜브채널 '국민안내양TV' 출연
전남 목포시 김종식 시장은 홍보의 달인으로 불린다. 목포시를 위해서라면 홍보 마당이 어디든지 간에 마다하지 않고 발 벗고 나서는데 최근 유튜브 채널 <국민안내양TV>에서 낭만 가득한 목포를 낱낱이 소개해 이슈가 되고 있다. 전화 연결을 통해 목포의 특산물과 목포 관광상품, 목포의 풍류 등 목포의 모든 것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는데 그 효과가 쏠쏠하다.
김종식 시장이 <국민안내양TV>에 들고나온 건 다양한 특산물과 관광상품, 그리고 목포의 풍류다. 낭만 항구 목포를 홍보하는데 목포의 딸 박애리 명창이 빠질 수 없어 <국민안내양TV>는 박애리 명창을 특별 초대했다. 유튜브 채널 <국민안내양TV> 기획과 연출을 맡은 필자는 지자체에 맞는 맞춤 출연자를 꼭 초대한다. 목포가 친정인 박애리 명창은 김종식 목포 시장이 운을 떼면 척척 받아넘겼고 그 덕분에 김종식 시장이 출연한 <낭만 항구 목포>편은 게미지고 감칠맛이 물씬 나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국민안내양TV – 낭만 항구목포> 편은 특별히 3부작으로 제작되었다. 목포의 맛, 낭만 항구 포차, 대한민국 관광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갔는데 압권은 박애리 명창의 소리였다. 홍어삼합, 목포 간식거리, 목포 관광지를 즉석 라이브 판소리로 표현했는데 참으로 절묘했다. 박애리 명창은 목포가 키워낸 대한민국 딸임을 여실히 보여줬고, 목포시의 홍보 효과는 쑥쑥 올라갔다.
언택트 온라인 축제 효과는 과연?
오프라인 축제가 사라진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언텍트 축제가 그 틈새를 파고 들었다. 많은 지자체들이 비대면 축제를 시도하고 있는데 효과는 미지수다. 언텍트 비대면 축제도 오프라인 축제 못지않게 비용과 품이 들어간다. 관광객만 없을 뿐 무대, 음향, 영상, 카메라 등은 모두 돌아가야 한다. 또 흥을 돋우기 위해서 초대 가수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가성비는 턱없이 낮다. 비대면 언텍트 축제를 볼 수 있는 창구, 즉 방송 채널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이 없으면 그 축제는 하나 마나 하다. 지역축제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역 경제 살리기인데 보는 사람이 적으니 효과는 기대할 수가 없다. 많은 지자체가 언텍트 온라인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다.
관광객과 직접 대면하지 않은 온라인 축제는 더 세심한 연출력이 필요하고 누구나 들어와 볼 수 있는 온라인 콘텍츠가 담보되어야 한다. 온라인 축제는 오프라인 축제보다 더 흥이 나고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받아 놓은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다. 온라인 축제를 하긴 했는데 남는 게 없으니 허무할 뿐이라는 자조 섞인 탄식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이유다.
처음과 끝을 품은 낭만항구 목포
대한민국 1번 국도의 출발점은 목포다. 목포에서 출발해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1번 2번 국도 2천리 길은 그냥 도로가 아니라 통일의 염원이 깃든 길로 1번 국도 출발점은 전남 목포시 유달산 노적봉 아래 목포문화원 정문 근처에 있다. 목포문화원 정문을 나와 도로를 보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작은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데 이 놀이터 한쪽에 ‘국도 1호선 도로원표’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는 듯 없는 듯 다소곳이 자리를 지킨다.
1번 국도는 목포에서 시작해 나주 광주 장성 정읍을 지나 전주 논산 천안 평택 그리고 수원과 서울을 거쳐 파주에서 잠시 멈춰 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휴전선이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잠시 길이 끊긴 1번 국도는 북녘땅에서 다시 이어진다. 개성, 사리원을 지나 신의주에서 1번 국도에서 끝을 맺는다. 그리고 또 철로를 놓고 보면 목포는 종착역이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호남선은 목포에 닿으면 고단한 몸을 쉰다. 1956년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 안정애가 불러 공전의 힛트를 치고 있는 불세출의 명곡 <대전 불루스>는 자정이 넘은 새벽에 대전에서 목포로 향하는 완행열차가 중심 소재다.
조용필, 나훈아, 이미자 등 트로트 가수들은 모두 불러 봤다는 이 노래 핵심 가사는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라고 본다. 이 구절 하나로 어쩌면 대전의 노래라기 보다는 목포의 노래가 아닐까 싶다.
이번 한가위에 목포 MBC는 트로트와 목포의 연관성을 탐색해 화제를 모았다.
낭만 항구 목포시가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 근현대사라는 사실을 트로트를 통해 꿰뚫어 본 점이 신선했는데 대중가요의 중심에선 트로트의 핵심은 바로 낭만이다. 개항의 역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대중가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로 자리매김한 낭만 항구 목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필자는 김종원의 축제 이야기에서 <낭만 항구 목포>를 여러번 언급했다. 그럼에도 소재가 고갈되지 않은 것은 목포가 우리 문화의 화수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낭만 항구 목포를 이야기한 세 번 나눠 다루려고 한다. 다음 84회에는 목포 9미(味)를, 그리고 85회에서는 낭만 항구 포차와 대한민국 관광거점 도시 목포를 색다른 시선으로 들여 다 볼 예정이다. 낭만이 사라져 가는 시대, 낭만 항구 목포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대중문화 평론가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유튜브채널 국민안내양TV 기획제작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MBC .UBC.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의 달’ 자문위원
(現)파주시 축제자문위원장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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