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우연의 일치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우연치고 씁쓸함도 묻어난다. 키움 히어로즈 타선이 그렇게 감독의 애를 태우더니 감독이 떠나자 폭발했다.
손혁 감독이 7일 고척 NC전 패배 직후 김치현 단장, 하송 대표이사에게 사퇴를 표명했다. 키움은 내부 회의 끝 손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였다.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대행에 임명, 잔여 12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손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작년에도 3위였던 키움은 올해도 3위다. 그러나 투타 각종 수치가 작년보다 나쁜 건 분명하다. 특히 박병호의 부진과 이탈, 제리 샌즈의 퇴단과 에디슨 러셀의 부진 등이 맞물려 중심타선의 화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타선 전반적으로 찬스의 응집력 약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토종 선발진의 기복, 불펜의 체력 고갈 등으로 8월 이후 투타에서 힘이 많이 떨어졌다.
물론 이게 전적으로 손 감독의 책임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즌의 밑그림을 그리는 건 프런트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손 감독은 '내 탓이오'를 외치고 떠났다. 그리고 키움 타자들은 감독이 떠나자마자 각성했다.
2회에만 9점을 뽑아냈다. 그것도 2사 후에. 2사 2루서 에디슨 러셀의 1타점 좌전적시타를 시작으로 만루서 박준태, 김하성, 서건창, 이정후가 잇따라 적시타를 뽑아냈다. 박준태의 타구가 2루수 몸을 맞고 외야로 느리게 빠져나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NC 선발투수 마이크 라이트의 컷패스트볼이 확실히 좋지 않기도 했다. 허정협의 볼넷 이후 김혜성과 러셀이 다시 적시타를 터트렸다.
2회에만 9안타 9득점. 최근 1~2개월 사이 볼 수 없었던 응집력이다. 이후 6회에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이지영의 내야안타로 1득점하는 등 10득점을 챙겼다. 키움의 두 자릿수 득점은 2일 인천 SK전(12점)에 이어 엿새만이긴 했다. 그러나 현재 SK 마운드는 리빌딩 중인 걸 감안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마지막 두 자릿수 득점은 9월23일 광주 KIA전 13득점 이후 보름만이었다. 그날 이후 팀은 4승9패로 무너지며 KT에 2위를 내줬다. 급기야 4위 LG와 5위 두산에 각각 1~2경기 앞선 상태다. 6위 KIA에 4.5경기 앞서긴 하지만, 이미 치른 경기가 많다. 한 마디로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치현 단장은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대행에 임명하며 사실상 벤치 집단 리더십을 택했다. 김 감독대행도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첫 단추는 잘 뀄다. 다만, '손 전 감독이 벤치에 있을 때 이랬다면'이라는 가정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야구에서 가정은 의미 없다. 키움은 잔여 11경기서 타자들의 각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키움 선수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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