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타격은 10번 나와 3번만 쳐도 칭찬받지만, 수비는 10번 중 1번만 실수해도 비난을 받는다.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결승타에도 웃지 못한 이유다.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최근 2연승, 홈 6연승을 달리며 3연전 위닝시리즈를 조기 확보했다. 시즌 72승 4무 57패 4위다
김재호는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안타가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 1-1로 맞선 7회말 1사 1루서 정수빈의 도루가 이뤄진 가운데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였다.
경기 후 만난 김재호는 “올 시즌 한화 상대 약한 모습이 순위 싸움에 힘들게 작용했는데 그래도 어제와 오늘 2승을 해서 내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겨서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대에 머물러 있었기에 결승타는 크게 기쁘지 않았다. 이날 타구 역시 빗맞았다. 김재호는 “결승타를 쳤는데도 별로 좋지 않다. 내 자신에게 최근 부족한 면이 많다”고 자책하며 “오늘 이 안타를 계기로 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김재호가 또 웃지 못한 이유는 수비였다. 마지막 9회초 2사 1, 2루 위기서 강경학의 땅볼타구를 잡아 2루에 송구하면 경기가 끝났지만,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범했다.
김재호는 “할 말이 없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더 안정적으로 수비를 했어야 했는데 타구가 주자에 가려지면서 대처가 늦었다. 타구 속도도 생각보다 빨랐다. 내 준비가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다행히 이어진 2사 만루서 마무리 이영하가 후속 오선진을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내며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4위 수성과 동시에 3위 LG를 0.5경기, 2위 KT를 1경기 차로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그라운드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특유의 가을 DNA도 살아나고 있다.
김재호는 “밑에서 위로 올라가고 있어 부담이 없다”며 “우리 팀이 어느 정도 내려놓고 난 다음부터 경기력이 좋아졌다. 지금처럼 매 경기 일희일비하지 않고 편하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희망을 제시했다.
[김재호.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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