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미나리' 팀이 끈끈한 케미로 서로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23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온라인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참석했고 감독 리 아이작 정과 스티븐 연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화상 연결로 취재진과 만났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마을로 이사온 아버지,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 딸과 함께 살려고 미국에 온 외할머니. 영화는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문유랑가보'로 칸 국제영화제 진출, AFI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은 '미나리'로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자국 영화 경쟁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코로나19 시국에 지쳐있는 한국 영화계에 수상 낭보를 전해 위상을 드높였던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시종일관 빼어난 호흡을 자랑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먼저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의 캐릭터는 언뜻 보면 고약한 말을 하지만 사실을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할머니다. 그런 캐릭터가 윤여정 선생님에게 딱이라고 생각했다. 또 모니카는 외유내강 캐릭터이고 영화의 중추이자 심장이다. 그런 모니카의 모습이 한예리에게서 보였다. 그 연기를 믿고 함께 작업했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스티븐 연에 대해선 "제이콥은 저희 아버지일 수도 있지만 제 모습이 투영되어있기도 하다. 훨씬 더 깊은 결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스티븐 연이라고 생각했고 스티븐 연이어야만 했다"라고 깊은 신뢰를 밝혔다.
세 사람은 '미나리' 촬영차 미국에서 함께 합숙을 했던 때도 회상했다. 한예리와 윤여정은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말이 거창하다"며 "우리는 근처도 못 갔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윤여정은 "예산이 작은 영화다. 나랑 예리는 도미토리 기숙사에서 다같이 살았다. 돈 아끼려고 그랬다. 매일 대본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스티븐 연이랑 아이작도 빨래하러 오고 그랬다.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됐다. 며칠 전에 미들버그 영화제에서 앙상블 어워즈(배우조합상)를 받았는데 진짜 의미가 깊다. 우리를 잘 본 것 같다. 할리우드는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돈이 없는 곳에서 찍었다. 그래서 우리가 아주 말할 수 없이 고생했다"라고 전해 폭소를 자아냈다.
첫 만남부터 윤여정에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밝혀 웃음을 더한 스티븐 연은 동료들에게 고마음을 표현하며 "영화를 만든 것뿐만 아니라 함께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마법같은 순간이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으나 저는 배우로서 많은 걸 배웠다. 서로가 연결돼있고, 서로가 없이는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언어나 물리적인 거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세대 간의 연결 창구가 되길 바라며 작업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윤여정 선배님을 비롯해 모두가 저를 도와줬다. 특히 한예리 배우님은 대사가 가지고 있는 진솔함을 저에게 잘 전달해줬다. 최고의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아름다고 시적으로 쓰신 대사를 진솔하게 잘 번역해주셔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가족처럼 지냈고 가족이었다. 촬영할 때 원테이크로 가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가 진짜 가족처럼 그 안에 잘 녹아있어서 가능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미나리'에는 배우 한예리, 스티븐 연, 윤여정을 비롯해 윌 패튼(Will Patton), 앨런 김(Alan S. Kim), 노엘 케이트 조(Noel Kate Cho)가 출연했다.
[사진 = 선댄스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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