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드라마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앨리스' 배우 김희선과 주원이 '1인 다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24일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 강철규 김가영 연출 백수찬)'가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앨리스'는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2050년에서 1992년으로 돌아온 윤태이(김희선)의 죽음을 막기 위해, 그의 아들 박진겸(주원)이 다시 시간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마법같은 이야기다.
선천적 무감정증이었던 박진겸이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후 처음으로 감정을 느끼고, 이후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형사가 된다. 숱한 시간 여행 속에서 두 사람은 결국 "시간을 되돌리려는 건 인간의 욕심일 뿐, 지나간 후회와 절망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채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고 재회한다.
흥미롭지만 복잡하고, 신선하지만 난해한 이 세계관 속에서 김희선과 주원은 1인 다역을 소화했다. 주원은 10대 고등학생, 20대 형사, 후반부에선 노인으로까지 변신해야 했으며, 김희선은 30대 물리학과 교수 윤태이와 40대 엄마인 박선영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연기해야 했다.
특히 극 후반부로 갈수록 윤태이가 점점 박선영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박진겸도 같은 얼굴에 다른 인격처럼 보이는 두 사람 사이에서 혼동하는 장면들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도 덩달아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단순한 시간 여행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내가 얽혀있는 사슬이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앨리스'가 평균 시청률 8%를 웃돌며 준수한 성적을 거둔 비결은 주원과 김희선의 연기력에 있다. 김희선은 주원을 향한 모성애로 가득한 엄마로 분하면서도, 똑부러지고 우아한 교수 윤태이로서 순식간에 탈을 바꾸면서 '명불허전'이란 감탄이 나오게 만들었다. 거기에 엄마를 지키기 위한 집념으로 고군분투하는 주원의 슬픈 감정은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할 정도였다.
개연성 측면에선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 작품이었을지라도, '앨리스'의 깔끔한 해피엔딩엔 절로 안도가 된다. 과몰입을 불러일으켰던 김희선, 주원의 남다른 연기 내공 덕분일 것이다.
[사진 = SBS 제공, SBS 방송화면 캡처]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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