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유아인이 영화 '소리도 없이'로 인생 캐릭터를 또 하나 추가했다.
최근 개봉한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이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아이러니한 사건으로 기존의 범죄를 소재로 한 작품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며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다.
'충무로 청춘 스타' 유아인은 말없이 묵묵히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는 청소부로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어떤 연유에서 인지 말을 하지 않는 태인은 어쩌다 맡은 의뢰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범죄에 휘말리게 되면서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인물.
특히 유아인은 배우 인생 처음으로 대사 없는 연기에 도전, 눈빛과 몸짓만으로 디테일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게다가 그는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삭발 투혼은 물론, 15kg의 체중 증량 등 외적인 변신까지 시도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파격적인 변화를 감행한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을까. 유아인은 "호불호가 없으면 새로운 것이기 힘든 것 같다. 배우는 그걸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 관객분들이 새로움에 목말라 하실 것 같고, '소리도 없이'가 우리 옆에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터치한다는 점에서 많이들 반가워 해주시고 기특하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홍의정 감독을 향한 깊은 신뢰감을 나타냈다. 유아인은 "새로운 걸 만나기 힘든 세상이지만, 신선함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순간 돌이켜 봤을 때 새롭고 신선한 자극이라고 해서 과연 긍정적이기만 할까 싶더라. 새로움 안에서도 어렵고 나쁜 이야기보다 좋은 것이 우세한 희망을 품게 하는 창작품이 귀하다는 생각을 점점 더 많이 가져가게 되는 것 같다. '소리도 없이'는 더 나아갈 지점을 제시하는 새로움인가에 대해 짚어봤을 때, 홍의정 감독님이 만드는 이야기들이나 메시지의 방향성 같은 게 기대할 만해서 동참하고 싶었다. 홍의정이라는 감독의 시작이 되는 작품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앞으로 그가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줬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아인은 "영화란 결국 소리와 빛의 놀이라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의 의지 자체가 굉장히 도발적으로 느껴졌다. 건드리기 쉬운 개념이 아닌데 제목부터 '소리도 없이' 아닌가. 처음 접하고 '감히 이런 얘기를?' '도대체 이 안에 뭐가 있는 거야?' 이런 생각을 했다. 실험적이고 두려움이 들긴 했지만 한 번 몸을 실어보자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지루하던 찰나 '소리도 없이'를 만났다"라고 표현한 유아인. 그는 "도발적인 시도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란 참 쉽지가 않다. 사람들이 현실에 너무 잘 길들여져 있다고나 할까, 말 잘 듣는 학생들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텍스트만 보고 상상해서 '내 모든 걸 다 집어던질래' 마음을 먹게 하는 제안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홍의정 감독님의 등장은 제가 과잉 해석을 해서라도, 의미 부여를 해서라도 감독님의 시작을 해내게 만들고 싶었다. 누군가 내게 보내는 시선을 수용함으로써 빚어내는 힘 같은 게 있으니까. 저 역시도 뿜어보고 싶었던 걸 '소리도 없이'로 인해 표출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그래야 공동 작업의 결실이 기대할 만한 결과물로 나올 수 있는 거라고 본다"라고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유아인은 "영화는 서로 함께하는 거다. 대등하게, 평등하게. 하지만 저마다 위치에서 다른 역할을 감당하면서 말이다. 누가 더 센 사람에서 벗어나 하나를 빚어내는 것, 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홍의정 감독님과의 작업은 만족스러웠다. 감독님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대한다. '저런 사람이라면 어떤 태도로 영화를 만들지 너무 기대된다'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서로 그렇게 충분히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하고 싶은 말은 다하고 요구할 것 다 하면서 아주 평화롭게 처음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라고 말했다.
대사가 없어도 흡입력 있는 열연이 가능했던 건 "영화에서 주장하지 않은 걸 억지로 주장하지 않는다. 그건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있는 그대로 느낄 뿐이고 어떤 타이틀과 틀 안에 담으려 애쓰지 않기 때문"이라는 유아인의 신념 덕분이었다.
선배 유재명과의 호흡에 대해선 "선배님께서 균형을 잘 잡아주시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거다. 소리도 없는 태인이 혼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창복의 역할이 너무 감사했다. 동료로서 의지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개인적인 고민도 나누고 그랬다"라고 얘기했다.
끝으로 유아인은 코로나19 시국에 신작을 선보인 것에 대해 "코로나19라는 아주 큰 문제가 있지만 될만한 영화면 될 거다. 어찌 보면 우리가 본질적인 문제를 코로나19로 돌려버리는 핑곗거리를 만든 건 아닌가 싶다. 다만 1,000만 명이 들 영화가 500만 명밖에, 100만 명이 넘을 작품이 30만 명으로 떨어지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이 창작자들에게 더 큰 무언가를 끌어내리라,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사진 = UAA,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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